[논현로] 초고층 돼지 사육 빌딩을 보며

입력 2023-09-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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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후베이성의 초고층 빌딩에서 돼지를 집단으로 사육하는 장면을 유튜브로 보았다. 26층 높이의 고층빌딩에서 연간 60만 마리를 사육하는 엄청난 시설이다. 알리바바 등 세계적 IT기업이 참여해 최첨단 기술로 분뇨를 청정 에너지로 전환한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다. 우리나라 농촌 현장의 가장 고질적이고 해결이 어려운 민원이 축산 분뇨문제다. '가축 분뇨 때문에 못살겠다'는 아우성이 여러 곳에서 들려오고, 얼마전 돼지 분뇨 민원으로 사육 농장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연간 5073만 톤의 엄청난 가축 분뇨가 발생한다. 분뇨량 중 돼지분뇨가 38%인 1921만 톤으로 가장 많다. 해양투기도 금지됐고 처리역량도 한계에 도달했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6.8㎏, 전체 143만 톤의 돼지고기 수요가 있다. 돼지고기는 즐기나 돼지분뇨와 악취를 저감하라는 목소리는 높아만 간다.

축산 분뇨처리를 개선하기 위해 그간 엄청난 투자지원을 했으나 특별히 나아지지 않는다. 가축 분뇨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과 협업, 최첨단 과학과 기술응용, 관계부처 협력 등 총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새로운 기업이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로 도전해도 진입장벽이 높아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분뇨에 대한 관행적 연구, 논문발표용 연구, 끼리끼리 연구에 대한 비판도 많다. 현재 사육형태, 연구행태, 인식수준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 경상북도에서 새로운 분뇨처리 방식으로 분뇨를 바이오차 등 비료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기대한다.

최근 귀촌·귀농 특강에서 논의된 내용이다. 경제는 세계 10위, 군사력은 6위, 인구는 5200만 명이 넘는 대한 민국에서 왜 노벨상 수상자가 없느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故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 평화상을 제외하고 경제, 물리, 생리의학, 문학등의 분야에서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웃나라 일본이 29명, 중국이 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연구개발이 예산이 적은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융복합 연구부족, 관행적인 연구개발, 높은 진입 장벽과 칸막이 문화, 시스템 불합리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곳곳의 부정과 비리를 카르텔 혁파차원에서 고칠 것을 강조했다. 연구개발등 과학 기술분야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소관부처 장관을 크게 질책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이 올해 31조1000억 원에 비해 16.6% 감소된 25조9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1991년 이후 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관련부처는 물론 연구개발 종사자의 불만과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률적으로 삭감된 것은 아니다. '가시적 성과 도출이 미비하거나 나눠먹기, 관행적 지출사업'은 줄었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반면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양자, 사이버보안 등 핵심전략기술 예산은 증가됐다. 최근 모 언론에 보도된 연구개발 예산의 불합리한 점은 '지난 6년간 정부가 지출한 연구개발 예산에서 연구비 부정 사용 등 규정 위반이 적발돼 환수가 결정된 금액이 총 1787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더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왔지만 관리와 검증에는 소홀했다는 이야기며 연구비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 투자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점검해야한다.

필자는 돼지 사육방식도 획기적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한다. 이른바 '아파트형 돼지농장'이다. 돼지 사육과 도축, 가공, 분뇨처리를 고층 아파트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현재 아파트형 돈사 건립은 건축법등 법령상 제약으로 2층 규모에 그치며, 질병 발생등 몇가지 문제가 있다. 조속히 공론화 해서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축산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 2010년 11월 구제역 발생으로 전국에서 348만 마리(소 15만 마리, 돼지 332만 마리, 염소·사슴 1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해 매몰했다. 투입된 재원도 약 3조 원에 이른다. 다시는 반복해선 안될 엄청난 재앙이다. '스마트 팜' 시대다. 정부도 2027년까지 축사의 30%를 스마트화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질병과 악취를 방지해 사랑받는 한돈 산업을 만들기위해 축사 환경 개선은 피할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최근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스마트치유산업포럼은 (사)친환경축산협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축산환경 개선에 적극협력하기로 했다. 전통적 사육방식을 탈피하고 친환경 축산, 복지축산, 치유축산 모델 구축에 연구역량을 집중해야한다. 이를 위한 범 축산관련자들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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