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지표 상승에 금리 올려…8월 물가상승률 5.3%
금리 인상 종료 시사에 증시 올랐지만 경제 전망 어두워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 0.8%로 낮아져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다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앞으로는 기간에 집중하겠다”며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했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ECB는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리는 연 4.25%에서 연 4.5%로 올랐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4.0%와 연 4.75%로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수신금리는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다.
당초 시장은 ECB가 이번 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점쳤으나,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게 나오면서 막판에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를 기록했다. 이는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와 내년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각각 5.6%, 3.2%로 지난번보다 0.2%p씩 올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목표치는 2%에 도달하기로 결심했다”며 “나는 (금리 인상이) 목표를 향한 진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CB는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금리를 10회 연속 인상했다.
유럽 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도 금리 인상 중단에 힘을 실었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되레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유로존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산업 생산은 7월 0.8% 감소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0.8%로 낮아졌다. 앞서 5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1% 성장을 예측했다. 내년도 GDP 성장률도 1.6%에서 1.3%로 낮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준금리가 충분히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복귀시키는 데 상당한 기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는 초점이 기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에도 스톡스600지수가 1.52% 상승하는 등 유럽 증시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ECB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임을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