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골판지 원재료 생산기업 대림제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택배 수요감소에 실적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대림제지는 지난해 하반기에 진행했던 재수선(설비 정비)을 올해엔 상반기 마치고 하반기 정상화를 꾀한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림제지는 일 년에 한 번 하는 현장 설비의 유지 보수 점검을 상반기에 진행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다소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 802억 원으로 전년 952억 원보다 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8억 원으로 145억 원보다 25% 줄었다.
대림제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재수선이 하반기에 있었는데 올해는 2분기 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나왔다”라며 “연간 기준으로 실적은 알 수 없지만, 하반기 특별한 실적 감소 요인은 해소됐다”고 말했다.
대림제지는 골판지용 원지를 생산하는 업체다. 골판지는 여러 종류의 포장용 재료로서는 제일 많은 양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골판지 원지는 판지 중에서도 제일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는 폐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다량의 공업용수를 사용해 여러 단계의 이물질 제거, 섬유질 분리, 분쇄, 농도의 조절 등을 거쳐 강제 건조한 후 권취해 최종제품이 완성된다.
박스 골판지의 수요는 지난해부터 소비심리가 감소하며 상품 판매가 줄어든 영향과 엔데믹에 따른 택배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통 업체들의 택배상자 재활용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과 이마트 등은 일회용 골판지상자 대신 소비자가 다회용 비닐백, 부직포나 비닐(PE) 재질의 프레시백 사용을 선택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골판지의 원료인 폐지(국산) 재고량도 지난해 1월(22만 톤(t))과 비교하면 올 7월 23만5000톤으로 6.8% 늘어났다.
포장지에 주로 쓰이는 비닐 처리 기술의 발달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고열처리해 추출한 기름인 ‘열분해유’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비닐과 플라스틱 처리 사업이 없을 때 종이 사용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지만, 비닐 처리가 용이해지면서 부정적 인식을 다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도 친환경 소재로 종이박스로 여기는 문화가 여전한 만큼 향후 소비심리가 회복할 때 골판지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