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ㆍ제주개발공사 주최 ‘제주물 세계포럼’ 개막
“지하수 관리, ‘과학적 기법’ 필수”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 지속가능한 물 이용을 위해 과학적 기법을 활용한 보전과 관리는 필수요소입니다.”
1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세계 각국 물 전문가가 지하수 취수원을 관리하기 위한 기법을 공유했다. 이날 포럼은 제주특별자치도·제주개발공사·제주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13회째로, 올해 주제는 ‘변화의 노력, 지하수의 새로운 미래’다. 일본, 몰타, 몽골 등 세계 각국의 전문가가 참석해 지하수 보전을 위한 연구와 결과를 나눴다.
김용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주도의 지하수를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려면 물의 순환과정 즉 강수 침투·함양, 지표 유출, 해저 유출·증발의 전 순환 과정의 각 프로세스에서 보전·관리 노력을 해야한다”며 “지하수 이용량의 시공간적 관리와 해안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의 해수 침투에 대한 모니터링과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지하수로 생수 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개발공사에서는 신문주 선임연구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취수원 보전·관리 기법에 대해 발표했다.
제주도는 지하수에 식수 등을 대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제주개발공사의 경우 취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주변 하류에 영향이 없는지 관측하기 위해 수위 측정이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제주는 지질 구조가 독특해 그동안 정확한 수위 예측이 어려웠다.
신 선임연구원은 “제주도의 지하수는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96%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최신 딥러닝 인공지능(LSTM: Long Short-Term Memory)을 활용해 삼다수 취수가 주변 지역 수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LSTM 외에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과 인공지능 앙상블도 개발해 지하수위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외 취수원 통합 정보관리시스템(i-SGMS)도 구축해 관리하는 지하수 관측망 106개소 자료를 통합 관리하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다수의 수질과 안정적인 수위 유지를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은 포럼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기후변화로 수자원 부족이나 오염 문제는 앞으로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주개발공사는 수자원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통합해서 관리하고 있으며, 분석 조사 체계 또한 국내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계 각국에서 온 지하수 전문가들도 자국의 취수원 보호 기법에 대해 소개했다.
일본에서 온 가와사키 마사토시 산토리 글로벌 이노베이션 수석연구원은 “산토리의 생수, 맥주, 청량음료를 생산하는 구마모토 지역에서는 수돗물 100%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어 지하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물은 순환하는 자원이며 고갈될 가능성은 없으나, 우리가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필요한 수질의 물 공급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물 순환을 컴퓨터로 재현한 ‘물 순환 모델’을 구축해, 지하수 균형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사용하고 수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타 섬 지하수를 연구한 마이클 샘브리 몰타 에너지수자원청 최고 정책 책임자는 “지하수 추출 활동 관리를 개선해 장기적인 함양률과 연간 지하수 추출 수준 사이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대수층의 저장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강우량과 지하수 함양 과정의 변화에 미치는 가시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더욱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성택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유엔(UN) 세계 물 개발 보고서(2016)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의 40%가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물 자원 중에서도 지하수는 가장 비중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더 늦지 않게 관리하고 (부족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