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 4위인 게임 강국이지만 그동안 유독 콘솔시장에서 성과는 더딘 편이었다. 콘솔게임이 모바일·PC 게임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2021년 세계 시장에서 국내 PC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각각 13.2%, 10.6%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콘솔게임의 비중은 1.7%에 그친다.
하지만 최근 네오위즈,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 대형 개발사들이 콘솔 시장에 도전장 내며 성장이 가로막힌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콘솔게임의 성장률은 3%, 세계 콘솔시장 규모가 551억1400만 달러(약 73조 8968억 원)으로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최근 네오위즈 ‘P의 거짓’ 출시로 K-콘솔게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가 불고 있다.
네오위즈는 아직 PC 및 콘솔 패키지 판매량과 엑스박스 게임패스 관련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출시 첫날 스팀 글로벌 유료 판매 2위를 기록하고 글로벌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현재 P의 거짓은 탄탄한 스토리와 세계관, 독창적인 무기 시스템으로 전 세계 매체와 게이머에게 호평 받고 있다”며 “특히 해외 매체는 ‘흥미로운 무기 조합의 커스터마이징’, ‘원활하고 쾌적한 최적화와 그래픽이 우수하다’ 등의 리뷰를 남기며 한국 콘솔 게임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의 거짓을 필두로 대형 게임사들이 줄줄이 신작 담금질에 팔을 걷어붙였다.
신작 부재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PC·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와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를 닌텐도 스위치·스팀·모바일 버전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도 ‘붉은사막’을 PC와 콘솔 버전으로 연내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일부 게임사들은 신규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는 위험 부담을 떠안기 보다는 PC와 모바일에서 인기를 얻은 인지도가 높은 IP를 콘솔로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넥슨은 내달 26일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6월 스팀 출시 직후 유가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출시 1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흥행이 보장된 게임이다. 넷마블도 PC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PS 콘솔 버전으로 출시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은 P의 거짓의 성과가 잘 나오면 ‘한국에서도 웰메이드 콘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각 잡고 하면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