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식감 살린 텐더ㆍ큐브강정 시식
고소한 두부에 짭짤ㆍ매콤 풍미 좋아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대체·대안식이다. 식용으로 먹는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가 배출되고, 인위적인 양육 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물복지’, ‘가치소비’ 등도 식품업계 주요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풀무원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도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생존을 위해 음식 섭취는 필수이지만 그 방식을 바꿔 지구를 지키자는 게 브랜드의 주요 가치다.
하지만 식물성 제품들이 맛도 있을까. 22일 이런 의문을 품고 풀무원 식물성 지구식단 텐더 제품의 포장지를 열었다. 겉모습은 치킨으로 만든 텐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릇노릇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치킨 튀김이 꽁꽁 얼어있는 모양이었다.
조리 방법은 에어프라이어와 후라이팬 2개 방식이 있었다. 간편하게 제품을 데우기 위해 기름이 튀는 후라이팬보다는 에어프라이어를 선택했다. 180℃로 예열된 에어프라이어에 제품을 8~10분간(8개 기준) 조리하면 된다.
텐더가 데워질수록 주방에서는 고소한 튀김 냄새가 진동했다. 조리가 끝난 후 제품을 꺼내자 따끈한 튀김이 갓 나온 모습 그대로였다.
풀무원은 텐더 제품에 닭고기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고단백 결두부’를 사용했는데, 제품을 반 갈라보니 실제 닭가슴살을 찢은 것 같은 단면이 나왔다. 고단백 결두부는 얇은 두부가 여러 겹 쌓인 결 형태의 두부다. 대두에서 추출한 두유를 냉각한 뒤 응고제를 넣고 냉동, 해동, 성형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일정한 짜임새를 형성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각을 입에 넣으니 고소한 콩의 맛이 먼저 느껴졌다. 씹을수록 짭짤하면서 살짝 매콤한 맛이 함께 어우러지며 풍미가 올라왔다. 특히 식감이 흥미로웠다. 닭고기 결을 닮은 외관처럼 식감 또한 치킨을 씹는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눈을 가린다면 치킨이라고 해도 속을 정도였다. 두부가 수분을 머금고 있어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느낌도 일품이었다.
이날 지구식단 큐브강정도 함께 데워 맛봤는데, 텐더 제품과 마찬가지로 치킨 결이 살아있었다.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여서 먹기에도 더 간편했다.
비건식은 심심하고 맛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은 이날 쉽게 깨졌다. 치킨 텐더의 맛과 100% 같진 않았지만, 두부 텐더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킨 텐더와 완전히 같은 대체식을 찾거나, 두부에서 나는 콩 맛을 싫어한다면 불호일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풀무원은 텐더, 큐브강정 외에 식물성 런천미트, 두유면 등을 선보이며 식물성 식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식품사업 전체 매출 중 지속가능식품 비중을 54%로 설정했는데, 2026년까지 65%로 늘릴 계획이다.
풀무원의 자신감처럼, 건강한 몸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싶은 요즘 소비자들에 지구식단 비건식들은 꽤 맛있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