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서 경합주 선거인단 구성 바뀌어
소셜미디어 파급력, 고령, 부통령 후보 등도 변수
“트럼프가 되면 모든 정책 바뀔 것” 전망
토드 벨트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대선이 가진 여러 특징을 소개했다.
벨트 교수는 지난 대선처럼 이번 역시 몇 개의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윙 스테이트는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고정되지 않고 매번 바뀌는 곳을 의미한다. 이들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대선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특히 벨트 교수는 내년 대선 때 선거인단 조정이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10년마다 인구조사를 하고 하원은 선거인단 구성을 바꿀 수 있다”며 “2024년 대선에선 새로운 선거인단이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변화는 텍사스주다. 선거인단이 2명 늘어났다”며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등이 1명씩 늘었고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은 1명씩 줄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인단 구성이 바뀐 주들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의 변동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소셜미디어가 양극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며 “유권자 중엔 실제 사실이라고 해도 믿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들이 일반 미디어 대신 소셜미디어를 통한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본다”고 평했다.
워싱턴D.C. 모처의 식당에서 만난 스티브 허먼 미국의소리(VOA) 선임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도 내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허먼은 트럼프 정권 당시 백악관을 출입했고 한국 특파원으로 있을 땐 외신기자클럽 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허먼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덜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래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우파 매체들은 바이든이 넘어지거나 방향을 헷갈리는 장면을 계속 방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후보 간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는 만큼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누가 부통령이 될지 유권자들이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바꾸지 않을 것 같고, 트럼프는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여성 후보로 데리고 나올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반면 “트럼프가 당선되면 모든 게 바뀔 것”이라며 “그는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말까지 한 인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한국 등 동맹 관계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과 같이 좋은 조언을 해줄 참모가 그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가 두 번째 당선되면 그런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재선되면 충성심 있지만, 능력은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데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