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연내 시장 진출 준비
전월세ㆍ주담대 이어 담보대출 확장
할부금융 카드ㆍ캐피털사 입지 불안
인터넷전문은행이 카드·캐피털사 등 2금융권이 선점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 금융(오토론)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2금융권과 비교해 낮은 금리를 내놓으며 카드·캐피털사에서 받은 자동차 대출을 대환하려는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고차 구매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하며 100% 완결성을 통한 프로세스 간소화와 금리 경쟁력을 앞세울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케이뱅크는 2금융권에서 받은 자동차 대출을 1금융권 대출로 대환해주는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대출금 완납증명서, 자동차등록원부 등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케이뱅크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
인터넷은행이 자동차 금융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서다. 신용대출에만 한정돼 있던 담보대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전·월세 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자동차 담보대출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또한, 새로운 시장 진출을 통해 잠재적 고객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비금융권과 협업을 통해 인지도 상승을 노려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에 시너지를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이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며 잇따라 자동차 금융 시장에 뛰어들자 기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카드, 캐피털사들의 입지도 불안해졌다.
최근 케이뱅크가 내놓은 자동차 대환대출 금리는 연 4.76~9.75%로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차 기준 금리인 5.2~9.2%(현대차 신형 그랜저 구매 시, 현금구매 비율 20%, 36개월 할부 기준)보다 최저 금리가 약 0.5%포인트(p)가량 낮다. 2금융권 자동차 대출을 1금융권인 인터넷은행으로 대환하게 되면 신용점수를 개선할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내세운 인터넷은행이 자동차 금융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기존 2금융권의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2금융권과의 차이점을 낼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으로서 낮은 금리와 비대면 혁신, 간편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금융권인 인터넷은행은 자동차 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어 2금융권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았다. 주택 구입, 전·월세 보증 등 기대출이 있는 경우 DSR 규제 한도에 막혀 자동차 금융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DSR 규제를 받는 시중은행의 경우 오토론 잔액이 꾸준히 감소 추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2019년 5조2965억 원이었지만, 8월 말 기준 3조4354억 원으로 35.14% 감소했다.
반면, 2금융권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매달 신규취급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2017년(27조265억)에서 2022년(40조7208억) 동안 50% 이상 증가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인뱅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DSR 규제로 인한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며 “여전사에서는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해 금리 또한 인뱅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여전히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