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명령에 응답해 텍스트나 이미지 등 여러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드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오픈AI의 ‘챗 GPT’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생성형 AI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연구·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열린 AI서밋 2023에서 GDDR6-AiM 기반의 생성형 AI 가속기 카드 ‘AiMX’ 시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가속기란 각종 정보 처리와 연산에 특화 설계한 칩을 사용해 만든 특수 목적의 하드웨어 장치를 말한다. SK하이닉스가 선보인 AiMX는 챗 GPT처럼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에 특화된 가속기 카드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행사에서 메타(Meta)의 생성형 AI ‘OPT 13B’ 모델을 AiMX 시제품을 탑재한 서버 시스템에서 시연했다.
통상 생성형 AI는 데이터 학습량이 많을수록 우수한 결과를 낸다. 이에 대량의 데이터를 다루면서도 저전력, 고속으로 작동하는 메모리가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이 시스템이 GPU를 탑재한 시스템 대비 반응 속도는 10배 이상 빠르지만, 전력 소모는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AiMX는 기존 GPU를 쓸 때보다 고성능, 저전력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어갈 메모리 기술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부적으로 생성형 AI를 연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생성형 AI 상표 ‘삼성 가우스’를 출원했다.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AI 소프트웨어 △기계학습 기반 언어·음성처리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람 음성·텍스트·이미지·사운드·비디오 인공 제작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자연어 처리·생성·이해·분석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으로 지정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생성형 AI 제품의 브랜드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22~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차세대 AI 해커톤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생성형 AI를 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능 향상, 인터페이스 개선, 네트워크 불안정 개선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이외에도 삼성넥스트는 미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이레버런트 랩스’에 투자하는 등 생성형 AI 시장 저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업의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반도체 매출은 534억 달러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442억 달러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내년 전망치는 617억 달러로 올해보다 25.6%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