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중심의 청약 열기가 지방 광역시와 그 외 지방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하지만, 분양가격과 입지 등 상품성에 따라 청약 시장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등 비(非)아파트 상품은 ‘불장’을 이어가는 아파트와 달리 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3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7인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청약시장은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서울을 넘어 지방까지 온기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8월 기준 전국 청약경쟁률은 서울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8월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20.3대 1로 7월 14.8대 1보다 상승했다. 서울은 53.9대 1로 대전(68.7대 1)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는 0.8대 1, 광주 3.9대 1 등 서울 이외 지역은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수도권과 함께 지방의 반등 가능성도 점쳐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분양시장은 물가 상승 영향이 아파트 분양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분양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청약하자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수도권을 위시한 지방 청약시장도 점진적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시작된 만큼 4분기에도 청약경쟁률은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다만 지역별로 너무 높은 분양가를 기록 중인 단지들은 청약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방 청약시장 전망에 대해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입지 여건이 좋거나 분양가격이 저렴한 지역이나,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격이 경쟁력 있는 곳은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반면. 나 홀로 아파트나 입지 여건이 나쁜 지역의 아파트는 미분양 우려가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청약시장까지 온기가 확산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비아파트는 연말까지 침체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래 빌라 등 비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쉽지 않은 상품”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아파트값 폭등으로 덩달아 빌라값이 올랐던 것이고 지금은 어렵다. 재개발 등의 호재가 있는 곳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반적인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 상승은 어렵다”며 “다만 주택가격이 회복되고 있으므로 전용면적이 넓은 오피스텔 등 아파트의 대체재 상품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높은 대출 조달 금리와 고분양가, 공급과잉 이슈가 있고 아파트보다 정주 여건의 선호가 떨어지며 평년보다 저조한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빌라 시장은 아파트 전세 시장이 포화하고 해당 임대차 수요가 넘어오기 전까지 오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빌라 매매가격은 약보합을 이어갈 전망이고, 강세 전환 시점은 아파트 전세가 모두 소진된 이후가 될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 매매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