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몇 달째 같은 모습...새 인물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21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고, 이후 27일에는 서울중앙지법이 이를 기각하면서 상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고, 국민의힘은 이를 규탄하는 입장이어서 여야 극단의 대립정치를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 정당이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인물 부재’를 꼽는다. 여권 중진 의원은 “정치에서 인물을 빼놓고 말을 할 수는 없다”며 “제3지대 정당들이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인물이 필요하다. 인물이 없다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 정당 역사에서 제3지대 신당이 돌풍을 일으켰을 때는 대선주자급 인물이 중심에 있었다.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당(38석) 안철수 의원이, 18대 국회에서는 창조한국당(3석)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대표가, 14대에서는 통일국민당(31석)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하지만 제3지대 정당에서 활동하는 인물 중 대선주자급 정치인은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주된 의견이다. ‘새로운선택’은 금태섭 전 의원이, ‘한국의희망’은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대선주자급 인물이 아니더라도 조명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로운선택의 경우 처음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에 조명을 받았다”며 “하지만 몇 달째 같은 모습이니 희망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19일 열렸던 ‘새로운선택’의 창당발기인대회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진중권 시사평론가 등이 참석했다. 양당에서 입당하거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새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어떤 인물을 영입할 것인가에 승패가 달렸다는 평가가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한다면, 주목받을까.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탈당해 입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설 자리를 잃은 비명계 의원들은 각자도생해야 할 위치에 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