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캐나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텐스토렌트(Tensetorrent)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국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AI칩 생산을 결정하는 등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텐스토렌트가 설계한 4나노(SF4X)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AI 칩렛(Chiplet)을 생산하기로 했다. 칩렛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반도체다.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비슷해 '레고 같은 패키지(Lego-like package)로도 불린다. 통상 고성능 컴퓨터, 그래픽 카드 등에 이용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생산되는 이 반도체는 밀리와트(저전력)에서 메가와트(대규모 전력)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향후 에지(Edge) 디바이스부터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곳에 적용될 전망이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노력은 반도체 설계 자산인 리스크 파이브(RISC-V)와 AI 분야 혁신을 추진하는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 AI 칩렛 출시를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텐스토렌트는 올해 개최한 파운드리 포럼 등에 참여하는 등 파트너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생산 계획 등에 대해서는 고객사인 텐스토렌트 측이 알리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캐나다 토론토에 설립된 AI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특히 신경망 처리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기업 가치는 약 10억 달러(1조3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텐스토렌트 CEO 짐 켈러는 반도체 설계분야에서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불린다. 그는 애플 아이폰의 A칩, AMD CPU 라이젠 등 여러 고성능 반도체 설계에 참여했다. 2021년 텐스토렌트에 합류해 올해부터 CEO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찍이 텐스토렌트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봤다.
7월에는 텐스토렌트와 AI 칩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8월에는 삼성전자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현대차그룹 등과 함께 텐스토렌트에 1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텐스토렌트는 이 투자금을 △제품 개발 △AI 칩렛 설계와 개발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로드맵 가속화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최근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시장 저변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월에는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그로크(Groq)의 차세대 AI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칩인 4나노미터(㎚·10억분의 1m) AI 가속기 반도체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