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의료 시대가 열리면서 동반진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항암신약의 효과 상승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동반진단이 암 치료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HLB파나진과 젠큐릭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동반진단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반진단은 바이오마커 평가를 통해 특정 약물로 치료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맞춤형 헬스케어 기술이다.
동반진단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전체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암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암 동반진단 시장은 2020년 33억730만 달러(약 4조4500억 원)에서 연평균 13.2%씩 증가해 2025년 61억3720만 달러(약 8조27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로슈, 퀴아젠, 써모피셔, 애보트 등이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HLB파나진은 인공 유전자인 ‘펩타이드 핵산(PNA)’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폐암, 갑상선암, 대장암, 유방암, 뇌종양 등 각종 암 돌연변이를 타깃한 다양한 분자 진단 시약을 개발했다. 올해 6월 HLB그룹에 편입되면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이달 7~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글로벌 진단 분야 콘퍼런스인 ‘2023 AACC 미들 이스트(Middle East)‘에 참가해 20여 종의 암 동반진단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논의했다.
특히 HLB파나진은 폐암 진단제품 ‘파나뮤타이퍼 R EGFR’과 유한양행 ‘렉라자’의 국내 최초 ‘오리지널 동반진단(Original CDx)’ 허가를 받았다. 오리지널 동반진단이란 특정 의약품과 함께 개발한 동반진단 제품이다. HLB파나진과 유한양행은 지난해 9월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현재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어, 이에 성공하면 HLB파나진도 직접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EGFR 타깃 파나뮤타이퍼는 다양한 변이를 동시에 빠르게 검출할 수 있고, 민감도도 매우 높아 경쟁력이 매우 높다”라며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앞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 젠큐릭스는 다양한 국가에서 주요 제품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달 들어서는 액체생검 자궁내막암 돌연변이 검사 ‘드롭플렉스 POLE 뮤테이션테스트(Droplex POLE Mutation Test)’의 호주 허가와 갑상선암 동반진단 검사 ’드롭플렉스 BRAF 뮤테이션테스트(Droplex BRAF Mutation Test)‘의 허가 소식을 알렸다.
UAE에서는 8월 폐암 동반진단 제품 허가도 받았다. 자궁내막암 동반진단 제품은 인도 국립암센터인 타타 메디컬센터(Tata Medical Centre)에도 정식 납품하고 있다.
드롭플렉스는 디지털PCR 기반 동반진단 진단키트 솔루션이다. 기존 실시간PCR 플랫폼 기반 동반진단 제품보다 민감도가 뛰어나고 정량정보 제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젠큐릭스는 국내외에서 잇따라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총 8개의 동반진단 제품이 유럽 체외진단 의료기기 인증(CE-IVD)을 받았다. EGFR 검사와 대장암, 갑상선암 검사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자궁내막암 검사도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