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대통령실이 9일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며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한미 양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도록 지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번 성과는 윤석열 정부 들어 굳건해진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라며 "양 정상은 작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올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 공급망과 수출 통제 관련 긴밀한 공조 의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왔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통제 당국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안보대화 채널로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한국 측에 밝혔다. VEU는 일종의 '통합 라이센스'로 기업이 사용할 반도체 장비 목록을 미 상무부에 제출하고, 이에 한해 별도 허가 없이 자유롭게 장비 반입하는 방식이다.
최 수석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에도 미 정부 결정이 통보된 것으로 안다. 통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 전략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1년이 지난 8월 기준 한국의 친환경차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업계 2위인 점도 소개했다. 최 수석은 "올해 8월 미국 내 우리 친환경차는 역대 최고치인 1만 4000대를 기록했고, 업계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은 7만6000대로 이미 지난해 판매치를 뛰어 넘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 친환경차가 미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이어간 데 대해 최 수석은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한 결과"라며 IRA 시행 직후 3개월간 미국 내 우리 친환경차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미국 측에 우리 업계 우려를 지속 제기했고,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에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이 밖에 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 "관계 부처와 금융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되는 영향을 긴밀히 점검 중"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 수석은 "오늘(9일) 대부분 금융 시장이 열리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다"며 "사태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올해 1~9월 외국인 직접투자금액 239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대해 "정부는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와 규제 혁신을 위해 노력해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적극 투자에 나서달라는 등 직접 발로 뛰고 있다"며 "올해도 작년에 이어 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을 가질 수 있도록 정상 외교, 팀 코리아 외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