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6.1조, 9월 기준 역대 두 번째 증가폭 커
“50년 만기 주담대 제한 등 정부 정책 작용해 가계대출 증가 제약”
기업대출, 9월 증가폭 역대 최대…“회사채보다 대출 선호 경향”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4조9000억 원 증가해 1079조8000억 원(잔액 기준)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은 6조1000억 원(잔액 833조9000억 원) 늘어난 반면, 기타대출은 1조3000억 원 감소(잔액 244조7000억 원)했다. 주담대 증가규모는 9월 기준으로 통계속보치(2009년 6월)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이다. 역대 최대치는 2020년 9월 6조7000억 원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를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효과가 지난달에 나타난 것으로 진단했다.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 중단 등의 조치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은) 시차를 두고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9월에도 일부 작용을 했을테고 이제 10월에도 영향이 어느 정도 될지는 지켜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가계대출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통상적인 대출 수요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어떻게 반응할 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가계대출의 통상적인 흐름은 ‘9월 축소→10·11월 증가→12월 축소’로 예상한다.
윤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택 경기 상황”이라며 “주택 자금 수요가 이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10·11월 자금 대출 증가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이제 여러조치를 내놓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4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 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을 보면 2021년 8조1000억 원, 2022년 4조4000억 원이었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다음달 중소기업 대출 잔액 규모가 1000조 원을 웃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8000억 원 감소했다. 윤 차장은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 노력을 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이 회사채보다는 기업대출을 선호하면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 (대출 증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은 27조1000억 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23조1000억 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가계자금 순유입이 지속됐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자금이 일부 인출되면서 마이너스(-) 3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