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여성·아이 등 인질 3명 석방” 영상 배포…이스라엘 매체 “거짓 주장”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사람들을 옮기고 있다. 가자지구(팔레스타인)/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은 이날 성명에서 7일 이스라엘 공격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정착민 1명, 그의 자녀 2명이 충돌 과정에서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알아크사 방송은 이 근거로 관련 영상을 송출했다. 영상에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푸른 웃옷을 입은 여성이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 이들을 풀어주고 떠나는 하마스 전사 세 명의 모습이 담겨있다. 다만 낮에 촬영된 이 영상에는 인질을 인계받는 군 장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또 이 영상의 진위와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도 불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방송들은 이 여성이 지난 하마스의 이번 기습공격 이전에 하마스에 붙잡혔다가 풀려난 사람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홀릿 키부츠(집단농장) 주민인 아비탈 알앗젬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이웃에 사는 두 아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지역으로 강제로 끌려갔다가 돌려보내졌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는 것.

이스라엘 매체들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납치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마하고자 이번 공격과 무관한 영상을 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인질 최소 150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인질 가운데에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포함돼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9일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의 민가를 공격할 때마다 인질을 1명씩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곳곳에 인질을 분산해 ‘인간방패’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에서 인정된 인질 석방 사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