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사들 재고 부담 줄여”
‘칩셋협의체’를 구성해 글로벌 칩셋사와의 가격 협상 지원
KT가 협력사들에 납품받는 제품 수요를 1년 전에 알려주는 ‘12개월 수요 전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협력사들이 물량 조달 과정에서 겪는 원자재 확보 불확실성과 재고 부담을 낮춰주려는 의도다.
KT 공급망관리(SCM) 전략실은 11일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에서 KT파트너스협의와 상생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KT파트너스협의회는 KT를 대표하는 핵심 파트너를 중심으로 구성된 KT 수탁기업협의회다. 이번 간담회는 김영섭 대표 취임 후 KT와 협력사 상호 간 상생 협력 관점의 소통 필요성에 따라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SCM전략실과 KT파트너스협의회 회장사인 가온그룹을 비롯해 기산텔레콤, NWC, 유비쿼스, 이루온, 우리넷 등 6개 핵심 파트너 대표이사와 임원진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KT는 파트너스협의회와 향후 협의를 통해 ‘12개월 수요 전망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파트너의 원자재 확보의 불확실성과 재고 부담을 점차 낮춰가겠다는 것이다.
KT는 그간 4개월 치의 필요한 물량을 파트너사에 알려 미리 물자나 솔루션을 준비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최근 부품의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부품단가 변동폭이 커서, 4개월 단위의 수요 예측으로는 파트너사들이 물가변동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이종성 SCM전략실 상무는 “이러한 고충에 대한 소통과 논의를 통해서 KT도 4개월이 아닌 12개월의 전망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고, 고통을 분담하는 선택을 했다”면서 “사업 환경이란 것이 한치의 앞도 보기 힘든 상황에서는 12개월의 전망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파트너사들과 ‘칩셋협의체’를 구성해 대기업이라는 지위를 적극 활용, 글로벌 칩셋사들과 일차적으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퀄컴과 같은 글로벌 칩셋 기업 입장에서 KT 파트너사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이어서 단가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KT가 팔을 걷어붙이기로 한 것이다.
KT는 앞으로 KT파트너스협의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의 의견을 수렴해 상생 관점의 제도 시행을 위한 보완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T파트너스협의회 회장사 가온그룹의 임동연 대표는 “KT와 파트너사 모두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위해 핵심 파트너사로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생 방안 협의에 앞장설 것”이라며 “파트너사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마주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KT의 꾸준한 노력에 모든 협력사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조훈 KT SCM전략실장은 “앞으로도 파트너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파트너사들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제도에 반영해 파트너의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을 상생 협력 관점에서 지원하겠다”면서 “파트너의 경쟁력이 KT의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KT파트너스협의회와 동반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