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위기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의 가족 정책과 서비스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가족센터는 13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ㆍ서울연구원ㆍ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ㆍ한국가족정책학회와 함께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가족과 동행하는 서울시: 저출산 대응과 가족정책의 향후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행사에선 지난해 기준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59명에 그치는 등 심화하는 저출산 상황에서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두루 제시됐다.
이재림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기조 발표에서 12월 발행 예정인 ‘2023 서울가족보고서’에 수록한 서울가족의 탄생과 양육에 대한 주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자녀가 아직 없는 시민이 부모가 되고자 하는 의향과 자녀가 이미 1명 있는 부부가 둘째를 가지려고 하는 추가 출산 의향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자녀가 없는 시민이 부모가 될 의향에는 알려진 것처럼 경제적 요인과 자녀관 등 가치관 요인이 중요했으나 이미 자녀가 하나 있는 부모의 경우 부모로서의 경험이 긍정적이고 부부 관계가 좋을수록 둘째를 생각한다는 경향성이 파악됐다”며 “저출산 대응 정책을 추진할 때 첫 자녀 출생 지원과 둘째 자녀 이상 출생 지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자녀 이상 출산 지원은 양육자의 부담을 덜어 주고 양육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수요에 관해 얘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통해 일하는 엄마, 아빠의 가장 큰 고민인 육아 부담과 일ㆍ생활 균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안 연구위원은 “0∼9세 아이를 키우는 서울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어느 분야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소위 전통적인 양육가족지원정책 분야라고 볼 수 있는 안심 돌봄과 일생활균형의 필요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편한 외출과 건강 힐링 분야는 그 수요가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이어 “실내외 문화 여가시설에 양육자를 위한 공간이나 가족 화장실, 가족 우선 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사업인 편한 외출 분야의 경우 다른 사업에 비해 수요도가 낮은 동시에 양육자와 비양육자의 필요도 차이가 가장 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