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 하마스보다 더 강력
신구무기 동시다발기습 대비해야
아이언 돔(Iron Dome)은 단거리 로켓을 방어하는 이스라엘 전역에 배치된 첨단 이동식 대공방어체계다. 각 포대에는 타미르 요격미사일이 장착된 발사대, 탐지 및 추적 레이더시스템과 지휘통제체계 등이 포함돼 있다. 능동전자주사 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최대 1100개의 목표물을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타미르 요격미사일은 길이 3m, 직경 16cm의 소형으로, 여러 개의 핀(날개)과 전자광학센서를 장착하고 있어 뛰어난 기동성을 가진다. 요격미사일은 공격해오는 로켓에 1m 이내로 접근하여 폭발시킨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된 미사일방어체계와 달리 아이언 돔은 주로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무유도 로켓을 요격한다.
아이언 돔은 로켓의 궤적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장소나 인구밀집지역 같은 보호구역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로켓이 주요 보호구역을 공격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경우에만 공중에서 파괴한다. 아이언 돔은 2011년 3월 첫 배치 이후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돼 지난 12년 동안 공격해오는 로켓의 약 90%를 요격하는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소규모 공격에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미사일방어체계와 마찬가지로 아이언 돔도 한계는 존재한다. 10월 7일 하마스의 로켓공격 규모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컸다. 단 20분 동안에 2200발 이상의 로켓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는 포화공격을 통해 아이언 돔을 압도하며 대응능력을 무력화했다.
하마스는 5000여 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2년 전의 공격에서 하루 최대 470발(시간당 평균 20발)을 발사하는 수준에서 시간당 수천 발을 발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아이언 돔이 일부 로켓을 요격했지만 일부는 방어체계를 뚫고 텔아비브 인근까지 비행해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 1발의 가격은 4만~5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의 소형로켓 1발이 수백 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에는 수십 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의미다.
이는 모든 미사일방어체계가 갖는 고유의 한계다. 또 다른 제한사항은 아이언 돔에 한 번에 제한된 수의 요격미사일만 탑재할 수 있고, 요격미사일 발사 후 재장전을 위한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는 수천 발의 로켓포 공격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번 포화공격에 따른 아이언 돔의 실패를 보면서 만일 북한이 시간당 1만 발 이상의 장사정포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면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할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최전방에 배치한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포), 170mm 자주포 등 대남 타격용 장사정포는 1000여 문 이상으로 알려져 있고 시간당 1만여 발 이상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역량은 하마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북한은 지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유형의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방사포 및 미사일체계 운용 검증, 특히 혼합발사와 동시발사를 통한 우리 군의 요격체계 무력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시험해왔다. 이러한 비대칭 방식의 동시다발적 발사는 정밀유도미사일과 로켓포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며 우리 군의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우리 군은 현재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등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형 아이언 돔인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를 개발하고 있다. 시간당 1만 발 이상의 장사정포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해온다면 현재 개발 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얼마나 효용성을 가질지 의문이다. 구형과 신형의 단거리미사일과 로켓포를 혼합해 동시다발적으로 도발한다면 더욱 대응이 어려울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무리 많은 고성능 및 고비용의 대공방어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한계는 존재한다. 향후 미사일과 로켓포에 대한 방어를 훨씬 더 치명적이고 비용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될 수는 있다. 하지만, 원래 의도했던 것만큼 빠르거나 저렴하게 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하이브리드 방식 기습공격에 대한 모든 시나리오를 분석해 실전에 대비한 훈련을 포함해 기존 전력의 전술적 활용방안을 찾고 정보획득 능력을 시급히 제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