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소비 연간 7.7만 톤 대체 효과 기대
밀가루 대신 가루쌀을 20% 섞어도 기존 라면과 품질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대표적인 밀가루 소비 식품인 라면에 밀가루 대신 가루쌀을 혼합했을 때 일반 라면과 품질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혼합 비율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농진청은 세종대 식품생명공학과 이수용 교수팀과 공동으로 '가루쌀 혼합 비율에 따른 라면 가공적성 연구'를 실시하고, 밀가루 사용량의 20% 이내를 가루쌀로 대체해도 품질면에서는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라면을 만들 때 가루쌀 비율이 높으면 글루텐 함량이 적어져 면을 형성하는 구조가 약해진다. 조리했을 때도 전분이 많이 녹아 나와 국물이 탁해지고 면대가 쉽게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비율별로 가루쌀 비율이 40% 이상일 때는 반죽의 탄력성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라면 모양을 만들기 전 단계인 면대 제작이 어려웠다. 50% 이상일 때는 아예 면대를 만들기조차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루쌀 비율을 30% 이내로 혼합했을 때는 라면 제조 특성과 품질특성이 양호했다. 특히 20% 이하 비율에서는 반죽의 물성과 조리 및 외관, 색, 끈적임, 쫄깃함 등 관능적 특성이 전량 밀가루로 만든 라면과 비슷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라면 생산 현장에 적용했을 경우, 연간 라면에 사용하는 38만5000톤의 밀가루 중 7만7000톤을 가루쌀로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용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아주 기본 재료만을 이용해 가루쌀라면을 만들었다"며 "여기에 라면 제조업체들이 가진 기술과 비법을 적용한다면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태정 농진청 수확후이용과장은 "정부는 쌀 소비 촉진과 수입 밀 증가에 대응해 가루쌀 '바로미2' 중심의 쌀가공산업 활성화 정책을 혁신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가루쌀라면은 쌀 소비를 촉진하고 수입 밀 증가를 조절하는 대안이 될 수 있고, 라면 제조업체에서도 관심을 두고 활용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