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스토어에 댓글 달았다 ‘모욕죄’로 기소…대법 “무죄”

입력 2023-10-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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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에 상품 판매에 관한 글을 썼다가 악성 댓글이란 이유로 모욕죄 혐의를 받은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A(25)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 불복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2월 15일 오후 1시17분께 울산광역시 울주군 자신의 집에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품판매 글 묻고 답하기 란에 “40만 원??? ㅋㅋㅋㅋㅋㅋ 그냥 품절을 해 놓으시지”라는 글을 등록했다. 이어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글을 등록했다.

당시 이 사건에서 문제된 제품은 실제 일시 품절된 상태였다. 다만 통상 판매가격은 40만 원의 절반 이하였다. 검찰은 A 씨가 판매업자를 비하하고 사회적 평가를 절하했다는 이유로 모욕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A 씨의 게시 글이 모욕에 해당하는지와 게시 글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모욕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A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판매자가 이 사건 제품의 품절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하거나 실제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의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정당행위로서 범죄로 되지 않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며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 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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