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 안정적 수익 창출 및 새로운 가입자 확보 장점
OTT 이용 3명 중 1명 “아무리 저렴해도 광고 보기 싫어”
업계 “기존 요금제 가입자와 다른 유저층 확보가 목적”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넷플릭스를 따라 저가형 광고요금제 도입을 고심하고 있다. 광고를 도입해 고정적인 수입원을 챙기고,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먼저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의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요금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도 긍정적이지 않다. 이에 광고요금제가 토종 OTT의 수익성 개선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일부 토종 OTT들은 광고요금제 추진에 있어 적절한 모델 및 도입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7일 부산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광고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제”라며 “계획을 보고드릴 자리가 조만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올해 1월 먼저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인 넷플릭스의 수익성 개선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와 배런스 등에 따르면 울프리서치의 피터 수피노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업종 수익률’로 하향 조정하고 종전 목표가 500달러를 철회했다. 피터 수피너는 “저가형 선호 고객에게 광고 요금제라는 선택지를 제공했지만 최근 광고요금제 가입 속도가 저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은 넷플릭스는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광고 없는 요금제의 구독료를 올릴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도 관건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5월 발표한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OTT 서비스 내 광고 수용 의향을 묻는 설문에 OTT 사용자 3명 중 1명은 구독 요금이 아무리 저렴해져도 OTT 서비스 안에서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구독료가 저렴해진다면 광고가 있어도 좋다고 대답한 OTT 이용자는 2명에 불과했다.
한 OTT 이용자는 “요금을 지불하고 OTT를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광고가 없다는 것”이라며 “OTT에도 광고가 생긴다면 계속해서 보게 될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OTT 이용자는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를 써봤는데 한 콘텐츠를 보기 전과 보는 중간에 광고가 나오다 보니 몰입감이 꺠진다”면서 “다른 OTT에서 광고형 요금제가 나오면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OTT 업계는 광고요금제의 타깃 자체가 기존의 요금제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 입장에서는 월정액 가입자는 지키면서, 기존의 월정액을 이용하지 않는 유저층을 개발하는 의미를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OTT가 많아지고, 비용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OTT를 끊게 하기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쓰면서 OTT 가입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신중한 광고요금제 도입이 요구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릴 수 있고, 광고라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이보다 선행되는 것은 콘텐츠다. 충분히 가입자들을 이끌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 수준의 요금제를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