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 세계 누비며 '뉴삼성' 위해 고군분투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국격에 맞는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작고하고 2년 뒤 삼성의 3세 경영자가 된 이재용 회장은 1년 전 취임과 함께 이 같이 다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신성장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국내외 사업장과 협력사, 해외 파트너사들을 수시로 오갔다.
19일에도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가운데, 실적 부진 속에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미래를 재점검해야 하는 등 이 회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고환율·고물가·고유가와 각국의 기술 패권 경쟁 등 위기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3주기와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고인의 도전과 혁신 DNA를 이어갈 '뉴삼성' 청사진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이 취임 1주년과 관련해 행사를 개최하거나, 특별한 메시지를 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대신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 메시지도 법원 앞에서 짧게 남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지 올해로 8년이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선대 회장 때와 구분되는 새 콘트롤타워 구축도 이재용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창업회장, 선대회장과 같이 업의 본질을 잘 꿰뚫어 보는 게 중요하다”며 “실패 사례가 된 GE를 반면교사 삼아 외형보다는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군단장의 지휘 없이 사단장들이 각개 전투에 나선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듯이, 삼성도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