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2019년 2분기 이후 첫 시장 예상 밑돌아
“사이버트럭, 현금흐름 기여까지 1년 이상 소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한 18억5300만 달러(약 2조51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66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0.73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도 233억5000만 달러로 월가 평균 예상치인 241억 달러를 밑돌았다. 테슬라의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주력 차종의 가격 인하로 마진이 악화한 데다가 판매 증가세가 둔화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테슬라의 차량 판매는 2분기 가격 인하 효과로 크게 증가했지만,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테슬라는 “신형 모델 생산 준비를 위해 주력 공장의 출고 속도를 떨어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경쟁 심화에 따라 가격 인하로 인한 판매 확대 효과가 축소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러한 어닝쇼크에도 테슬라 주가는 오히려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2.4%가량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시장 가치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 그 이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잠재력을 믿는 낙관적 투자자들은 단기적 마진 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올해 3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됐음에도 최근 3개월 동안 두 배 이상 뛰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테슬라의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이날 “사이버트럭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며 “100만 명이 넘는 잠재적 구매자가 100달러를 지불하고 예약을 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트럭은 다음 달 30일 텍사스에서 첫 차량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어닝 미스’에도 끄떡없던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머스크 CEO의 발언이었다. 그는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를 누그러뜨리고 싶다”며 “해당 제품이 대량 생산에 이르고 긍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까지는 엄청난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무적 현금 흐름에 상당한 기여를 하기까지 12~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 CEO의 발언이 나온 뒤 테슬라 주가는 한때 4%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