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어 2번째…점유율 위기감 높아진듯
“매출 포기할 만큼…시장 상황 절박”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빗썸에 이어 ‘수수료 전면 무료화’ 초강수에 참여했다. 매출 대부분이 가상자산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적자가 이어진 곳이 많은 만큼,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코빗은 20일 오전 9시부터 자사에서 거래지원 중인 전체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는 고객이 쿠폰 등록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즉시 참여할 수 있다. 본 이벤트는 별도의 공지 전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또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혜택과 더불어 기존 메이커 주문 시 코빗이 수수료를 받지 않고 거래 금액의 0.01%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메이커 인센티브’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된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최근 로그인 시스템 개편부터 원화 입출금 한도 상향 및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까지 코빗은 고객 만족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실시로 고객의 가상자산 거래 부담은 줄이고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빗의 수수료 전면 무료화는 빗썸이 4일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빗썸은 빗썸은 8월부터 거래량을 높이기 위해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진행하다 이달 전면 무료화 정책을 택했다.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 이후 빗썸의 점유율이 20%대로 오르자, 코빗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의 수수료 무료화 이후 업비트의 점유율도 하락했지만,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거래소의 점유율이 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후 일부 거래소에 있던 VIP 고객들이 빗썸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VIP는 거래량이 많아 거래소에서 특별 관리를 하는 만큼 위기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코빗마저 수수료 무료화에 참여하자 치킨 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비트 빗썸을 제외하고는 다른 거래소 모두 별다른 수익 없이 적자가 이어온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수료 무료화 이후로도 업비트 독주 체제를 깨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업비트의 24시간 거래 점유율은 79.95%, 빗썸 18.96%, 코인원 0.87%, 코빗 0.17%, 고팍스 0.04%이다.
업비트의 독주 체제를 두고 시장에서는 독과점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코빗마저 매출을 완전히 포기하고 수수료 무료화를 한 건 그만큼 시장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의 수수료 무료화 정책이 당장 투자자들에게 좋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의 탈락자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들은 나머지 원화 거래소 코인원과 고팍스도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향후 수수료 무료화 계획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팍스의 경우 원래 거래량이 적어 빗썸의 수수료 무료화 이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지금은 (새로운 대표 선임 등으로 인해) 회사 정상화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