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38억 달러·수입 376억 달러…무역수지 37억 달러 적자
조업일수 고려 일평균 수출액은 8.6% 늘어
1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한국 수출이 4분기 반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사간 무력 충돌로 세계 경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37억 달러 적자를 보여 적자 전환의 우려를 키웠다.
관세청이 23일 발표한 10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8억3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특히, 올해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0일로 지난해 13.5일과 비교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8.6% 늘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지난달 수출의 경우 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이며 '플러스 전환'의 변곡점에 서 있다. 이달 역시 20일까지 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모두 늘며 수출 플러스 전환의 기대감이 커졌다.
변수는 이·팔 전쟁이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등으로 확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으로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정부는 이란 등 주변국으로 확전 시 우리 수출의 약 3%를 차지하는 중동으로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수출 비상대책반'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사태 추이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20일까지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6.4% 줄며 감소 폭이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수출 회복 흐름을 보인다.
정밀기기(-12.3%), 자동차부품(-9.2%), 철강제품(-0.7%) 등의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선박(63.0%), 승용차(24.7%)와 석유제품(14.5%)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컴퓨터 주변기기(3.5%), 가전제품(15.9%), 무선통신기기(6.1%)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늘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며, 한국 수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6.1% 감소했으며, 유럽연합 역시 1.0% 줄었다. 반면, 미국(12.7%), 일본(20.0%), 싱가포르(37.5%), 인도(5.4%), 말레이시아(32.0%) 등은 늘었다. 베트남(0.6%)과 홍콩(0.9%), 대만(1.1%) 등은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75억8600만 달러로 0.6% 늘었다.
원유가 30.5% 증가해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으며, 석유제품(35.9%), 정밀기기(8.9%) 등도 전년 대비 수입이 늘었다.
가스(-30.9%), 석탄(-6.1%), 반도체(-3.3%), 반도체제조장비(-17.2%), 승용차(-5.8%),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7.3%), 호주(18.5%), 베트남(14.7%), 대만(11.9%), 말레이시아(22.7%) 등 주요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늘었고, 미국(-9.0%), 유럽연합(-3.2%), 중국(-4.5%), 일본(-8.4%), 러시아(-6.6%) 등은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37억4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6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지난달 역시 3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4개월 연속 흑자 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34억35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