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펠탑 인근에 UAM 전시장 '큰 관심' 끌어
UAM 전면에 내세워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SK텔레콤이 차세대 사업의 일환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걸음을 옮기는 해외 유치전마다 UAM 전시장을 마련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SKT는 9일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 인근 센강 선착장에 UAM 체험공간을 설치·운영했다. 센강 페리 선착장에 설치된 실제 기체 크기의 UAM은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지인 부산의 현재 모습과 2030년의 모습을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영 첫날에만 800여 명이 체험해볼 정도로 현지 반응이 좋았다.
UAM은 전기 동력의 수직이착륙기(eVTOL)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다. 지상 교통과 연계해 고도 300~600m 상공을 비행해 교통 체증과 탄소 배출 저감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UAM은 단순 모빌리티 영역이 아닌 통신기술과 함께 AI와 같은 미래 신기술이 집약된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UAM 체험 전시장이 해외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월 27일부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6월 프랑스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도 UAM 체험 공간이 마련돼 현지 주목을 받았다. 모두 최 회장의 엑스포 유치전의 해외 동선과 일치한다.
앞서 SKT는 지난 2월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와 UAM 사업 협력 업무 협약을 맺었다. UAM 서비스를 전면으로 내세워 부산엑스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엑스포 유치위 전략과 UAM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SKT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홍보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UAM을 부산엑스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UAM이 아직 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엑스포를 통해 부산에서 시험해보려 한다. 이를 토대로 파리 등 세계 다른 도시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이미 지난해부터 유영상 대표를 직속으로 UAM 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주요 임원들을 TF에 배치하는 등 일찌감치 UAM 사업을 새 먹거리로 주목해왔다. 유 대표는 지난 2월 MWC에서 “SKT의 사업은 지상에서 공중으로, 현실에서 가상공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SKT는 지난 6월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에 1억 달러를 투자해 한국시장에서 조비 기체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조비와 한국형 UAM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및 상용화를 위한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경쟁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도 UAM 관련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달 초 UAM 상용화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심항공교통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통신 3사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들도 UAM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