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 ‘안산’ 준공
네이버 아시아 최대 ‘각 세종’ 가동 코앞
NHN AI 특화 ‘광주 데이터센터’개소 예정
“생성 AI 천문학적 데이터 처리 위해 필요”
지난해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에 힘을 주고 있다. IT 기업들이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며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자체 데이터센터는 건물 설계 단계서부터 당사의 시스템 운영에 최적화되는 만큼 서비스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보장할 수 있어서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윤규 제2차관은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현장을 방문해 데이터센터 화재와 먹통의 주 원인이 되는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배터리실과 전력설비실의 분리, 전력 차단구역 세분화 등을 점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점검 결과에 대해 “SK C&C와 네이버, 카카오 등을 점검해본 결과 현재 상황에서 해야 할 일들을 모두 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SK C&C는 올 3월 발표한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강화방안’에 따라 데이터사업자로서 이행사항을 준수하고 있고, 내년 1월 1일부터 구체적인 고시 개정안이 적용되는 신규 재난관리 대상 사업자 네이버 카카오도 내년 1월에 맞춰 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박윤규 제 2차관은 현장을 찾아 사업자들에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는 첫 사례다 보니, 앞으로 다른 IT 기업들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시스템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네이버, 카카오가 잘 준비해달라”고 당부를 덧붙였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먹통’을 겪은 카카오는 처음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지난달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을 준공한 후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체 데이터센터는 더 늘려갈 방침이다. 내년도 착공을 목표로 시흥에도 데이터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자체 데이터센터에 힘을 주고 있던 네이버는 다음달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열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업 자체 데이터센터다. 각 세종은 특히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 등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NHN클라우드는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이달 말 NHN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열 예정이다. 앞서 이달 6일까지 이용자 신청을 받았고, 현재 입점할 만한 자격을 갖춘 기관을 심사하고 있는 단계다. 광주 데이터센터는 판교와 평촌에 이어 NHN클라우드가 세 번째로 구축한 데이터센터다.
AI와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커지자 IT 기업들은 늘어난 데이터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탄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방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정교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과 연결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가 생명인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책을 다 넣어야 할 정도의 천문학적인 데이터가 필요하고, 생성형 AI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쓰게 된다”며 “이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