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텍 영업익 감소, 신모델 공급 시점 4분기 조정
LG엔솔, 고수익 제품 중심 판매·비용 효율화 전략
LG그룹 주요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 LG에너지솔루션만 깜짝 실적을 달성하며 나홀로 웃었다. 다만 부진했던 사업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당장 4분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25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6621억 원 손실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조7853억 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7754억 원,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3822억 원(이익률 8%)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구조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원가 혁신 및 운영 효율화 활동을 지속 추진해 전 분기 및 지난해보다 손실 규모를 축소했고, 손익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엔 1조984억 원, 2분기 8815억 원, 3분기 6000억 원 중반대로 손실 규모를 줄이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방 산업의 패널 재고 조정이 완화되고, 연말 성수기 수요 대응을 위한 중대형 제품과 모바일 신제품 패널 출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자기기 부품 업체 LG이노텍 역시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실적을 기록해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LG이노텍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83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8.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같은 기간 11.6% 감소한 4조7636억 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의 부진한 실적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여파로 인한 전방 IT 수요 약세가 지속하고, 고객사 신모델향 부품 공급 확대 시기가 4분기로 조정된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4분기에는 고객사 신모델향 부품 공급이 집중되며 실적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스마트폰 수요 약세가 지속하고, 고객사 신모델향 부품 공급 본격화 시점이 4분기로 조정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장부품사업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북미 신규 라인 생산 확대 등으로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73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고 순이익도 42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GM 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의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올 4분기 유럽과 중국 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 메탈 가격 하락, 미국 자동차노조 파업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가 견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문 성장 등 여러 기회 요인을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이 최고재무책임자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금리 기조로 인한 구매력 위축, 유럽 시장에서 친환경 정책 지연 및 중국 침투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내년 수요는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며 "내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강화 △중저가 EV 시장 대응 △원통형 신규 폼팩터 제품 준비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