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진요 무슨 뜻’ 물음엔 “찾아보라”...“답변 태도 오만” 질책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날인 27일 여야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 등 쟁점 현안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서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국토부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의혹 제기를 ‘날파리 선동’으로 비하하는 등 일관되게 국회를 무시해 왔다”며 원 장관에게 사과받을 것을 같은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원 장관에 사과 의사를 묻자, 원 장관은 “넉 달째 양평고속도로가 외압에 의해 특혜로 변경했다고 주장하는데, 단 하나의 근거도 없이 지엽적 사안과 실무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것은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반박했다. 타진요는 2010년 그룹 에픽하이 소속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줄인 말로, 대중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일컫는 의미로 쓰인다.
김 위원장이 ‘타진요가 무슨 뜻이냐’라고 묻자 원 장관은 “찾아보라”며 응수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적어도 위원장의 말에 장관이 저잣거리에서 길을 물을 때 답하듯이 하면 되겠나”라며 “매우 적절하지 않고 굉장히 오만하고 거만하다. 오늘 답변 태도를 똑바로 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원 장관에게 내년 양평고속도로 관련 예산으로 123억 원이 편성된 점에 대해 질의했다. 원 장관은 “의혹이 근거 없다고 밝혀지고, 타당한 노선으로 진행할 여건만 되면 언제든 조속히 재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 문제는 장독을 왜 옮겼느냐고 묻자, ‘옮기고 보니 장맛이 더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왜 정권이 바뀌고 옮겨졌느냐가 의혹의 핵심인데, 옮겨놓고 장맛 좋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과할 생각이 없으면 하지 말라. 그러나 사과하는 게 장관이나 정권에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야당 입장에서는 사업 백지화 등 분란을 일으킨 데 대해 장관에게 사과 요구를 할 수 있다”며 “거기에다 ‘타진요’라고 답하는 것은 장관이 국회에서 할 답변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장독 깨지는 소리만 반복되는 것 같다”며 “누가 왜 변경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할 책임은 야당 의원들이 아닌 장관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9·19 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에 대해 100% 동감”이라며 북한이 5년 동안 서북도 일대에서 9.19 군사합의 3600여 건 위반했다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답변에 대해 “(문재인 정부) 국방부가 (위반 사항을) 왜 정식으로 수사 안 했는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일벌백계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19 군사 합의를 파기하면 핵 위협이 줄어드냐”며 “효력 정지를 하면 군사 충돌이 줄어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전혀 관련성이 없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