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올해 서울 지역에서만 분양·입주권 거래량이 작년보다 722%가량 폭증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거래량이 1만 건을 넘어섰다.
29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수도권에서 발생한 분양·입주권 거래는 총 1만7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18건)과 비교해 213.0%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의 거래량이 452건으로 지난해 동기(55건)보다 무려 721.8% 폭증했고, 인천 지역도 722건에서 4297건으로 495.2% 늘었다. 경기 역시 2641건에서 5951건으로 125.3%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서울 지역의 분양·입주권 거래 가격은 지난해 평균 17억4476만 원에서 올해 15억4204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거래 물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 분포 역시 다양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인천은 4억6779만 원에서 5억4286만 원으로 상승했고, 경기는 4억3791만 원에서 4억4818만 원으로 올랐다.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분양·입주권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200.93㎡ 35층 입주권으로, 올해 1월 중순 10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2위인 같은 아파트 116.93㎡ 25층 입주권(53억5000만 원·7월)보다 50억 원가량 비싼 금액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133㎡ 30층 입주권도 지난 8월 50억502만 원에 거래돼 50억 원 선을 넘었다.
인천 지역에서는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205.89㎡ 41층 분양권이 지난 7월 29억3944만 원에 거래돼 가장 비쌌고, 경기 지역에서는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자이 SK뷰 113㎡ 19층 입주권이 지난 4월 14억 원에 거래돼 금액대가 가장 높았다.
이처럼 분양권 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올해 4월 정부가 분양권 전매 제한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수도권 지역의 분양가가 지속해서 상승하자 청약에 나서기보다 앞서 공급된 물량의 분양·입주권을 사려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분양권의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이 여전히 커 거래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권을 당첨일로부터 1년 이내 팔 경우 시세차익의 70%, 그 이후에는 60%를 양도세로 내야 하며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가산된다.
일부 분양가 상한제 단지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해제되지 않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매 제한이 완화하면서 분양·입주권 거래량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긴 했지만, 1만 건이 절대적으로 큰 규모는 아니다"면서 "먼저 양도세 부담이 줄어야 좀 더 온전한 시장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수치는) 현재로서는 거래를 제한하는 요소가 많아 바로미터 역할을 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