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술 집약 ‘신공장’ 가동 코앞”…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반도체기판 ‘전초기지’로 도약 [르포]

입력 2023-11-05 09:40수정 2023-11-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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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전경 (자료제공=삼성전기)

지금 짓고 있는 5공장은 중장기 사업확대를 위한 신기술의 거점이 될 것입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2일 방문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에는 5공장 신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삼성전기는 5공장에 자동화 설비 등을 도입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 기술이 집약된 공장으로 만들어 제품과 고객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공정률은 57% 수준이다.

5공장의 콘셉트는 바로 ‘스마트팩토리’다.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인프라, 물류 자동화 생산체제를 적용해 제품 생산 속도를 끌어올린다. 또 제품에 고유의 바코드를 부여해 보관 위치나 제작 현황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삼성전기는 5공장에서 2.5D 패키징 기술에 대응할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2.5D 패키징 기술은 서로 다른 반도체를 수평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로 주목받고 있는 ARM 기반의 프로세스에 대응하기 위한 방식으로, 인공지능(AI) 발전에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만 이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패키지 기판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삼성전기는 5공장에서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임승용 삼성전기 세종단지장은 “5공장에서는 기존 1~4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들보다 한 세대 높은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5월 완공하고, 일부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설비시설 (자료제공=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메인보드와 반도체를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외부 충격, 온도, 습도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칩을 두뇌에 비유한다면, 패키지 기판은 뇌를 보호하는 뼈와 뇌에서 전달하는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하는 신경 및 혈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세종사업장에서는 모바일 AP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FCCSP(Flip-Chip Chip Scale Package),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나 여러 칩을 적층해 쌓아 올리는 멀티칩 패키지에 사용되는 UTCSP(Ultra-Thin Chip Scale Package), 5G 모듈 같은 통신용 모듈에 사용되는 RF-SiP(System in Package)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관계자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기)

이날 둘러본 생산 라인에서는 제품 접촉 면적을 최소화하는 로봇 암(arm), 길게 늘어진 제품 운반 레일,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레이저 노광 장치 등 여러 기계가 유기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미세한 변화에도 제품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방진모와 실내화를 착용하고, 에어샤워까지 끝낸 후에야 공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입구 한켠에 마련된 모니터링 룸에서는 온도, 습도, 파티클 등을 30초마다 한 번씩 감지하고 있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레이저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회로를 만드는 ‘회로 형성 공정’, 회로 형성을 끝낸 기판들을 절연층과 함께 반복적으로 쌓는 ‘적층 공정’, 적층된 층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드릴로 구멍(Via)를 내고 도금을 해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금 공정’, 기판에 형성된 회로의 손상과 성능 저하 방지를 위해 절연물질로 도포하는 ‘SR 공정’ 등을 거쳐 만들어진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만의 강점은 바로 ‘임베딩(Embedding)’ 기술이다. 기존 기판 위에 실장하던 캐패시터와 같은 수동부품을 기판 내부에 내장시키는 방식으로, 신호 경로 길이를 줄여 전력 손실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는 국내 반도체 기판 업체 중 유일하게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아 높아지는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기 전체 반도체 패키지 기판 매출은 2조 원이었는데, 이중 세종사업장에서만 1조2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내년 신공장에서 고부가 제품이 양산되면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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