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위원장, 홍준표 만나 “도와달라” 요청
홍준표 “‘듣보잡’ 초선·원외 설쳐…당 위계질서 깨지고 ‘개판’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호 혁신안 마련을 위해 대구로 내려가 대학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혁신안의) 다음 주제는 미래다. 미래 안에는 청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 위원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연말까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 전원은 8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경북대 재학생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인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서울에서 혁신을 시작하면서 ‘통합’, 정치하는 사람들한텐 ‘희생’(을 얘기했다). 그 다음 주제는 미래”라면서 “미래 안에는 청년이 있고, 여러분이 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날 간담회와 회의 등을 거쳐) 3번째 혁신안, 4번째 안이 무엇이 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나리라 생각한다”며 혁신안 마련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북대 경제통상학부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강승모 학생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게 아니라 (이날) 발언과 회의를 통해서 의미 있는 혁신안들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선 여당 청년정책의 허점과 보완책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이날 나온 의견들을 취합하고, 추후 몇 차례 회의를 더 거쳐 청년·여성 등 다양성을 키워드로 한 3호 혁신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왜 청년정치인이 적냐'는 비판이 있었다”며 “또 ‘여당은 청년들과 체계적 소통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청년들에 대한 분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공천 등에) ‘청년할당제’를 적극 도입해달라는 의견과 (그렇게 되면) 공정 키워드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 이야기는 국민의힘이 체계적으로 청년 정치인을 육성해달라, 청년 유권자 수만큼 청년 정치인이 정치 현장에 들어오면 좋겠단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청년정책의 부족함을 꼬집는 발언도 나왔다. 김 위원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주력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지방 청년 입장에서는 대기업을 지방에 유치하는 게 취업을 위해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니 노력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해 홍 시장과 만났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홍 시장에게 “(당에) 애착이 있고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며 “연말까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기보단 고개를 끄덕이며 주로 홍 시장의 말을 경청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믿고 초선이나 원외들이 나서서 중진들의 군기를 잡고 설치는 바람에 이 당에 중진의 역할이 없다”고 당내 문제점을 진단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중진들이 역할을 조정해야 하고 여야가 타협해야 하는데 역할이 전혀 없다”며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들어오고 난 뒤에 당에 소위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당의 허리가 없어져버렸다.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인 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남을 가지려다 불발된 것과 관련해선 “이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얼마나 많은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들이 나서서 조리돌림을 했냐”며 “성상납이라는 터무니없는 주홍글씨를 써 가지고 딱지를 붙이고, 듣보잡들을 동원해서 경찰에 고발하게 하고 그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조리돌림을 했는데 이 전 대표가 지금 돌아오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돌아오면 그건 정말 ‘배알도 없는 놈’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태를 만든 게 당 지도부고 소위 대통령 믿고 설치는 철 모르는 듣보잡들인데 그들이 당을 지배하고 있는 판에 이 전 대표가 돌아와서 할 일이 뭐가 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