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빈대 전파된다? “가능성 낮다”…전문가가 본 ‘빈대 공포’

입력 2023-11-09 09:46수정 2023-11-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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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교통공사 용산차량기지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빈대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특별 살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의심 신고가 30건이 넘은 가운데 지하철과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빈대를 발견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을 통한 빈대 확산이나 증식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8일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YTN과 인터뷰에서 “빈대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불빛마저 밝은 대중교통 자체를 싫어한다”면서 “대중교통을 통한 빈대 확산 혹은 증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최근 기차, KTX 등을 이용한 시민들이 자신의 외투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며 관련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것과 관련 “논란의 사진은 빈대가 맞다. 빈대 밑에 붉은색보다는 검은색 혈흔으로 봐 흡혈한 지 이틀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이틀 전에 누군가를 통해서 대중교통에 빈대가 옮겨졌고 우연하게 그분의 트렌치 코트에 붙어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양 교수는 “빈대는 집에 서식하는 데 그러는 동안 우연하게 가방 등을 은신처로 생각해 들어갔고 (가방 소유자가) 어디를 가다가 빈대가 다른 데로 옮겨가 트렌치 코트나 이런 데 붙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등 해외사례처럼 대중교통에서 빈대가 창궐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빈대는 야간 활동성으로 이른 새벽에 흡혈하기를 좋아하는데 대중교통은 굉장히 밝은 곳인 데다 지하철은 움직이고 진동이 있다. 때문에 빈대 서식지로 아주 부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프랑스 지하철에서 빈대가 출몰한 것과 관련해서는 “프랑스는 열 집 건너 한집씩 빈대가 서식할 정도로 굉장히 밀도가 많고 살충제 저항성 때문에 방재가 잘 안 돼 대중교통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수준은 아니기에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양 교수는 “외출 뒤 빈대가 묻어 있을까 의심이 되면 집에 들어가기 전 현관에서 외투를 벗어 털어내면 진동으로 기어 나와서 툭 떨어진다. 털어내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빈대 예방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철도 전 분야에 걸쳐 빈대 차단 방안과 방제 현황을 집중 점검했다.

9일 코레일 측은 “현재 KTX와 전철 등 열차에서 빈대가 발견되거나 의심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지만 최근 인터넷과 SNS 등에서 빈대 관련 우려가 커져 철도 내 빈대 유입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긴급 안전예산을 투입해 물리적·화학적 방제 물품을 추가로 구입해 방제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빈대 예방 대책을 총괄 관리하기 위한 특별 상황반도 운영하고 있다.

또 KTX와 전철을 비롯해 모든 열차는 매일 1회 이상 소독과 방제 작업을 거치고 있다. 살충제 사용 시에는 환경부에서 허가받은 약품을 사용한다. 코레일은 빈대 발생 시 열차 운행을 조정할 수 있도록 KTX와 일반열차, 전동열차 등 열차 별 비상 편성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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