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당사자들의 판단 있어야 돼”
국민의힘 지도부는 9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지도부·중진·윤석열 대통령 측근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해 "지도부 의결 사항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혁신위원회에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해당 안건을 보고하지 않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혁신위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입장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5일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의원 구속시 세비 전면 박탈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를 ‘2호 혁신안’으로 제안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원 정수나 세비 삭감은 모두 입법사항으로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또 선출직 하위 20% 공천 배제는 총선기획단의 실무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 불체포특권 포기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2호 안건 의결에는 절차상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이 2호 혁신안을 발표할 당시 함께 제안했던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는 이날 최고위에 보고되지 않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원장의 말처럼 권고사항이었던 것 같다. 오늘 보고 내용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활동하면서 종합적인 건의 내지는 혁신위 의결안이 올 것이다. 그때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라면서도 “이 건은 당사자들에게 시간이 필요하고 판단도 있어야 된다. 지도부가 의결하고 말고의 성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 위원장의 권고는 당내 중진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5선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8일 대구 수성구청에서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주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40년째 미국 상원의원을 했는데 지역구를 옮겼나.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지역구를 옮겼나. 우리나라만 이상한 발상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지역에서 지지받고 잘하는 사람이 (지역구를) 뭐하러 옮기나”라며 “(나는) 절대 (서울) 갈 일 없다. 3선 이상 지역구 옮기라고 했다가 하루 이틀 뒤에 취소했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불출마 선언이 점쳐졌던 장제원 의원은 오는 11일 자신의 지역구 외곽조직인 여원산악회 출범 15주년 행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행사에는 버스가 90대가 동원돼 대대적인 지역 행사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은 부산 사상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