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차입공매도는 시장 안정 훼손의 우려가 없고, 시장참가자의 거래 편익을 위함이라고 9일 밝혔다.
거래소는 "과거 3차례의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이러한 헤지 목적의 거래에 대해서는 차입공매도를 허용해 왔고, 미국, 유럽, 호주 등 해외 주요증시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에서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거래소는 6일부터 임시금융위원회 의결에 따라 국내 증시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다. 다만 △주식 시장조성자의 시장조성 △주식 유동성공급자의 유동성공급 △파생 시장조성자의 헤지 목적 △ETF 유동성공급자의 헤지 목적 등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차입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해서도 무차입공매도는 금지한다.
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이후 이날까지 우리 증시에서는 파생 시장조성자, ETF 유동성공급자의 헤지 목적 공매도만 있었으며,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의 주식 거래대금의 1% 미만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어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한 예외적 공매도 허용은 시장 안정을 훼손할 염려가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참가자의 거래 편익을 위한 조치"라며 "이들의 예외적 공매도가 없으면 시장 조성과 유동성 공급 호가 제출이 어려워져 해당 종목 투자자들의 원활한 거래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유동성공급 과정에서 매수포지션은 가격 변동 리스크에 대한 위험 헤지가 필수적인데, 보유 중인 기초자산이 없을 경우 차입공매도가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현물과 선물 가격의 차이, NAV(ETF 순자산과 시장가의 차이) 괴리율을 축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TF 유동성공급자의 매수호가 공급이 감소하면, 투자자들의 매도기회가 제한되고, 기초자산과 가격차가 벌어지는 등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아울러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 공매도 잔고 금액이 증가한 것은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금액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5.66%, 7.34% 상승 마감했고, 이 과정에서 공매도 잔고는 1조4010억 원 늘어났다.
거래소는 "유동성공급자 및 시장조성자가 차입공매도와 관련된 제반 규정을 잘 준수하는지 철저히 모니터링 할 것이며, 시장감시위원회에서도 유동성공급자, 시장조성자 계좌를 대상으로 차입계약서를 징수해 차입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과 관련해 "현재 문제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여러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