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봇 광고 비즈니스 확장"…네이버 '큐' 내년 모바일 적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라운드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기술 우위를 뽐내는 몸풀기에 불과했다면 2라운드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 이미지, 영상을 활용한 대규모멀티모달모델(LMM)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일제히 AI 전략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AI 시장의 흐름은 생성형 AI 챗GPT-3로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켰던 오픈AI가 주도하고 있다. 오픈AI는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번째 개발자 회의를 열고 AI 챗봇 ‘GPT-4 터보’, 멀티모달 서비스 ‘GPT-4V’ 공개와 동시 자사 AI 전략을 발표했다.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 소비자들 대상으로 한 자체 비즈니스 모델(GPT 스토어)을 구축하고 챗GPT에 멀티모달 기능을 추가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오픈AI 사업 전략의 핵심이다.
오픈AI에 비해 한 발 뒤처진 구글도 멀티모달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니’로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여기에 구글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5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1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MS-오픈AI 연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AI 2차전에 대응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 여파로 그동안 AI 사업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카카오는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며 연내 AI 서비스를 발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투자총괄대표의 공백으로 카카오의 AI 경쟁력 약화를 언급하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이크로 버티컬 AI’가 카카오 AI 전략의 핵심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세분화한 AI 콘텐츠 봇을 선보여 광고 비즈니스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을 누가 연결하느냐의 경쟁이 굉장히 중요한 AI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는 전 국민을 이용자 접점으로 해, 국내에서 연결이라는 맥락에 대해 가장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에서 구현할 AI 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AI를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로 AI 시장에 참전했다.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위 지위를 활용해 스마트 기기 내부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실시간 통역 기능 등을 탑재해 AI 혁신을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8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는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큐를 모바일 환경에도 적용하고 멀티 모달 기술을 지원하는 등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네이버만의 생성형 검색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까지 앞다퉈 생성형 AI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연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1억4000만 달러(약 13조7711억 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1093억7000만 달러(약 148조 53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챗GPT가 쏘아올린 AI 열풍으로 올해 기업들이 생성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개발에 뛰어든 해라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누가 먼저 수익을 창출에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무조건적으로 오픈AI를 따라가기 보다는 각 사의 강점을 활용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