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역내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한 공조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리스크를 극복하고, 세계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는 러시아-북한 협력에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15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문제,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다자무역체제 복원,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윤리 규범 정립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되는 윤 대통령은 14일 AP통신이 공개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바로 지금이 역내 협력을 통해 세계 경제의 변곡점마다 위기 극복과 혁신을 주도해 온 APEC이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기후위기, 높은 인플레이션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개최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투자 자유화, 혁신·디지털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욱 강력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로 에너지 안보가 취약해지고, 경제 자원의 무기화 등 세계 경제의 분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공급망 리스크는 역내 경제 발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태 지역은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사람, 돈, 데이터가 단절 없이 흘러 다니는 자유로운 공간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강조한 '디지털 국제 규범 정립'도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언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디지털은 국경이 없고 연결성과 즉시성을 갖고 있어 국제사회 모두에게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규범을 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유럽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보편적 규범 기반 국제 질서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총 87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 여러 정상을 만나게 되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협력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는 물론, 세계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강조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며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사실상 핵투발수단의 고도화에 주요한 목적이 있다. 만약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 ICBM 능력의 한 단계 상승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강화된 대비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방한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계기로 본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갖춤으로써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북 억제 역량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도발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한미동맹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응징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