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8000억 원을 들여 품에 안은 지누스가 4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지누스의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의 계속된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누스는 유럽과 호주 등 다른 지역의 성장세를 끌어올리고, 한국 내 영업 활동 등을 강화해 실적 반등에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트리스 제조ㆍ유통기업 지누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21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862억 원 대비 22.6% 빠진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106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70% 넘게 줄었다.
이로써 지누스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 31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231억 원) 대비 1.45% 감소했고, 올해 1분기(2291억 원)에는 전년 동기(2908억 원)보다 21.2% 줄었다. 2분기 매출(2195억 원)도 1년 전(2642억 원) 대비 16.91% 뒷걸음쳤다. 특히 올해 3분기엔 역성장세 속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누스의 실적이 맥 없이 빠지는 이유는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미국, 캐나다) 부진의 영향이 크다. 실제 3분기 미국 매출은 177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435억 원)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도 71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17% 줄었다.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지누스가 ‘핵심 인큐베이팅 국가’로 분류했던 지역의 매출이 105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축소된 것도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을 했다.
지누스 측은 소비심리 악화로 캐나다 시장이 역신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 시장도 사업을 재정비한 탓에 매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주요 고객사의 발주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공급망 차질 등으로 미국 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중에도 시장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점쳤던 지누스는 올해 3분기까지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지누스 사업의 핵심 키워드다. 연간 매출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온다. 미국이 흔들리면 지누스의 실적도 휘청일 수밖에 없다. 올해 3분기에도 미국 시장 매출은 전체의 80%를 넘어섰다. 지난 8월 아마존의 대표 할인 행사인 ‘프라임 데이’에 참가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국 내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희망적인 부분은 한국ㆍ호주ㆍ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이 성장세를 키우고 있는 점이다. 3분기 한국 지역 매출은 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94억 원) 대비 9% 가까이 성장했다. 2분기 108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54%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호주는 66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EU 시장은 91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또 미국의 매출 감소가 지누스의 핵심 제품인 매트리스보다는 침실가구와 기타 가구 부문에서 컸다는 점도 향후 반등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미국의 매트리스 부문 매출은 1분기 25% 넘게 가라앉았지만 2분기엔 0.3%, 3분기엔 5.1% 성장했다.
지누스는 국내 사업이 안착할 수 있도록 매출 채널을 다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TV홈쇼핑 채널을 통한 매출 확대와 체험형 마케팅 이벤트 및 팝업 쇼룸 등을 조성하며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누스는 "호주, 일본 등 신흥 글로벌 시장의 올해 매출 목표를 2100억 원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