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신세계면세점, 영업이익 증가
싼커 겨냥 중저가 뷰티 브랜드 대거 입점
국내 면세점업계가 본격화되지 않은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효과로 3분기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업계 1 ·2위인 롯데·신라면세점은 적자전환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업계는 면세점 큰 손인 유커의 귀환이 늦어지자 싼커(중국인 개별 관광객) 공략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3분기 영업손실은 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7404억 원으로 같은 기간 42% 감소했다. 항공편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해 유커 진입이 제한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호텔신라 TR부문(신라면세점)도 지난 3분기 매출 845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6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8월 중국인 단체 관광객 허용으로 단체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곤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며 국내 시내점 매출도 67% 감소했다.
그나마 두 회사의 희망은 따이궁(중국인 대리 보따리상) 송객수수료 인하와 해외 관광객 유입이다. 이 덕분에 최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1~3분기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8% 줄어 2조2446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51억 원 증가한 318억 원이었다. 신라면세점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인천공항점 매출이 전년 대비 248% 늘어 흑자를 냈다.
후발 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신규 오픈에 힘입어 2018년 영업 개시 이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별도 매출은 23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0.8% 늘어 133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4361억 원으로 작년 대비 49.1% 줄었다. 따이궁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여 전체 매출이 줄었지만, 개별 여행객 비중이 늘면서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7월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에도 유커 방한이 더디자 업계는 싼커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고가 제품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찾는 개별 여행객을 위해 올해 화장품 및 패션 브랜드 100여 개를 새로 선보였다. 10월엔 오프라인 쇼룸인 ‘LDF 하우스’를 명동에 열고 싼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앞으로도 트렌드에 맞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입점, 개별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키울 게획이다.
신라면세점도 중저가 브랜드 유치에 힘쓰고 있다. 올해 50여 개 중저가 K뷰티 브랜드 유치를 목표로, 현재 40개 이상 입점을 마쳤다. 신세계면세점은 9월 개편을 통해 명동점 16개, 부산점 29개 신규 브랜드 매장을 유치했다. 명동점과 부산점엔 △토리든 △소녀콜라겐 △뉴라덤 △조선미녀 등 K뷰티 브랜드를 대거 입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각 점포에 K뷰티·패션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을 찾는 개별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면세점 큰 손인 유커 방한은 내년 상반기부터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트렌드에 맞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강화, 내·외국인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