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뉴욕증시, 미국 경제 지표 둔화 속 혼조세…다우 0.13%↓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27일 트레이더가 주가를 살피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지표 둔화 속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5.74포인트(0.13%) 내린 3만4945.4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6포인트(0.12%) 오른 4508.24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84포인트(0.07%) 상승한 1만4113.67에 거래를 끝냈다. S&P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9월 14일, 8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그간 강세를 이어오던 흐름을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투자자들은 고용 등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넉 달 새 최저가를 기록한 유가 등에 주목했다.

미국의 10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달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이다. 시장에서는 0.1%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보합세를 유지했는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플레이션 둔화에 만족하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 신호라고 CNBC는 짚었다.

톰 헤인린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지의 경제 데이터는 우리가 심각한 위축의 증거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방향으로 완만하게 감속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성장) 시나리오와 유사하지만, 너무 빠르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CPI와 PPI에 이어 지난달 수입 물가도 전달 대비 0.8% 급락했다. 이는 4개월 만에 첫 하락세다. 미국 노동부는 “에너지 수입 가격의 하락이 전체 수입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물가상승률 둔화를 나타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목표치인 2%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율은 2년 이상 금융 당국의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현재 경제 전반이 비교적 힘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 둔화와 관련해 눈에 띄는 진전을 봤지만, 2% 목표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을 자극하던 노동시장의 과열이 식어가고 있음을 가리키는 고용 지표도 나왔다. 지난 11일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3만1000명으로 석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도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 4일에 끝난 한 주 동안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들은 2년 만에 최대치인 18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많을수록 근로자들이 빠르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과열됐던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의 10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6% 감소했다. 이는 예상치와 전달 수치를 모두 밑돈 것이다. 연준은 “산업 생산의 감소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및 부품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지표는 둔화세를 나타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 심리지수는 34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석유, 건설기계 주가 하락했다. 이날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O) 가격은 전장 대비 3.76달러(4.90%) 떨어진 배럴당 7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기술주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금융·헬스·소재·부동산·유틸리티 관련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4포인트(0.99%) 오른 14.32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