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을 위해 처음 마주한 EQE 350+는 말 그대로 넉넉한 체격을 자랑한다. 4965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자랑하며 각각 1905mm와 1510mm의 전폭,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312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는 여느 대형 플래그십 세단을 긴장하게 하기 충분하다. 전동화 모델인 만큼 공차중량은 2355kg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벤츠라는 브랜드가 지닌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전기차가 갖는 미래지향적 느낌이 잘 섞여 있는 모습이다.
주행 시에는 벤츠 특유의 안정감과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움이 결합해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려보니 낮은 무게 중심에 소음과 차량 떨림 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속도가 시속 120km를 넘어갔는데도, 이를 거의 인지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차의 공식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4초지만 체감은 더 빨랐다. 최고 출력 215㎾, 최대 토크 565 N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코너 구간의 부드러움은 매력적이었다. 굽이진 길을 통과하자 직선 주로인 것처럼 몸의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 기자의 운전 실력을 의심하던 동승자 역시 안정적인 코너링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려했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중앙에는 세로형 12.8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가 비추는 실제 외부 모습이 중앙 디스플레이에 나타났다.
전기차에 특화된 일렉트릭 인텔리전스 내비게이션은 평소 2차원(2D) 지도로 안내하다가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실제 도로 화면으로 전환된 뒤 그 위에 가야 할 방향이 증강현실(AR) 화살표로 나타난다. 주행 중 사거리나 골목에서 신호등을 볼 수 없는 위치에 정차하면 이를 인식해 화면에 전면 광각 영상을 띄워 앞 유리를 올려다보지 않아도 되는 똑똑한 기능도 있었다.
또 지형, 주변 온도, 속도, 냉난방 등을 고려해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하고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며, 경로에 따라 운전자가 선호하는 충전소를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유용했다. 시야를 가리지도 않았고, 대형 네비게이션 화면을 보지 않고 정면만 봐도 충분히 길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정보를 제공했다.
사운드도 훌륭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사운드 이상의 입체적인 가상 음향이 가속감을 잘 표현했다. 감속시에도 서서히 줄어드는 사운드를 구현해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총 15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물론 물리학자와 음향 디자이너, 미디어 디자이너 등 음향 전문가들이 협업한 결과물이라는 것이 벤츠코리아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