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20일(현지 시각) 동포와 만나 경제·안보뿐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협력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포와 만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영국을 잇는 가교 역할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동포와 만찬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영 관계에 대해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 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로 평가한 뒤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다시 시작, 공급망·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포 간담회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윤여철 주영국대사 등 한국 측 주요 인사와 함께 김숙희 재영한인총연합회 회장, 김승철 재영한인의사협회 회장, 손병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영국협의회장, 한규훈 옥스퍼드대 한인회 회장 등 동포 190여 명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사이버 안보, 방위 산업 등 안보 분야 협력 체계를 영국과 새롭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양국 협력 지평을 AI(인공지능), 원전, 바이오, 우주,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포에게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을 통한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재영 동포는 무역·법률·의료·문화·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현지 사회에서 기여와 영향력을 신장시키고 있다"며 "재외동포청도 영국에서 성장하는 차세대 동포들이 모국 대한민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지켜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영국은 오랜 세월 뿌리 깊은 협력과 연대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1883년 유럽 국가 중 영국과 최초로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며 양국 관계의 긴밀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영국의 선교사와 언론인이 한국에 건너와 우리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교육 및 장학사업을 펼쳤다.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을 때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 명의 군대를 파병하기도 했다"며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에서 우뚝 일어서 기적과도 같은 압축 성장을 이뤄내는 데 영국은 늘 대한민국과 함께하며 우리의 산업과 기술 인프라 구축 과정을 도왔다"고 영국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런던 스텐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영국 의장대와 환영 인사들이 도열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영국 측에서는 왕실 수석의전관인 후드 자작, 빈센트 톰슨 에섹스지역 국왕 부대리인, 데이비드 피어리 외교장관 특별대표, 조나단 파울러 스탠스테드 공항 대표, 벤-줄리안 해링턴 에섹스 지역 경찰청장 등이 윤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한국 측에서는 윤여철 주영한국대사, 김숙희 한인회장, 손병권 민주평통 영국협회장, 박명은 재영경제인협회장 등이 나왔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들과 악수하고 인사한 뒤, 영국 왕실 측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