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 보유자, 고금리에 매물 내놓기 꺼려
지난달 기존주택 중간가, 역대 10월 중 가장 높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379만 건으로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줄며 거래량은 2010년 8월 이후로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에 공급이 줄며 집값이 뛴 것도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10월 말 기준 매물로 나온 주택은 115만 채로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약 절반 수준이다. NAR은 “현재 판매 속도로 볼 때 10월 매물은 3.6개월 공급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상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균형 수준은 6개월 치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는 5% 미만의 금리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았기 때문에 매물을 내놓기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의 중간 가격은 39만18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 중간가는 역대 10월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주택의 약 28%가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가격 상승폭은 4개월 연속 확대됐다. 로이터통신은 “11월과 12월의 반등을 제외하면 올해 기존주택 매매량은 199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주택 재고 부족과 고금리로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 또 한 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연방신용협동조합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도 “높은 물가와 고금리, 낮은 이자율에 묶여 이사를 꺼리는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돼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모기지 금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이 주택 시장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와 함께 계속 하락하더라도 적절한 공급이 없으면 주택 구입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오랫동안 주택에 거주한 소유자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도록 장려하기 위해 부동산업자들이 미 의회 의원들과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은 지난달 중순 23년 만에 처음으로 8%를 넘어섰다. 이후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경제 지표에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16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7.4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