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기간 런던 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과 영국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다.
공급망 분절,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에 따른 식량·에너지 위기, 금융시장 불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지형 변동, 기후 위기 및 기술 경쟁 심화로 인한 국가 간 격차 등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보다 더 자유롭고 더 번영할 수 있도록 한국과 영국은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런던 금융특구 길드홀에서 열린 시장 주최 만찬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만찬에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경제인과 국빈 방문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도 함께 참석했다.
영국 측에서는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 부부, 글로스터 공작 부부, 케미 베이드녹 기업통상부 장관, 수전 랭글리 의원 부부, 브로넥 마소야다 의원 부부, 제임스 텀브리지 환영위원장 부부 등 런던 금융특구 시의원과 왕실 인사 및 런던 주요 경제·금융인들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공급망 분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며 물가 상승, 식량과 에너지 위기, 금융시장 불안 등 글로벌 경제 지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 기후 위기와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가 간 격차도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한 뒤 한영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런던 금융특구를 "런던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또한 가장 현대적이고 첨단을 추구하며 미래의 영국을 이끌어가는 곳"이라며 평가한 윤 대통령은 "오랜 우정의 역사를 가진 한국과 영국이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한영 간 안보, 국방부터 첨단 과학기술, 공급망 확보, 에너지 연대 등 경제 안보분야까지 포괄한 협력이 담긴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한 점을 소개했다.
마이넬리 런던 금융특구 시장은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부터 각종 한국 드라마,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한국 음식 등에 대해 언급하며 "이것만 보더라도 영국과 한국의 관계가 얼마나 멀리까지 왔는지 볼 수 있다"는 말로 인사를 시작했다.
한국에 대해 "이순신의 거북선의 나라가 이제는 국방과 해운에서 선두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계약을 수주하는 나라가 됐다"고 설명한 마이넬리 시장은 "한국이 K-팝 순위처럼 점점 차트에서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서울과 부산은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에서 11위와 33위, 스마트센터 18위와 19위"라는 점도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R&D 집적도가 OECD 2위다. 가장 디지털 연결성이 전 세계에서 높은 곳"이라며 영국과 한국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개발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도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기간 키어 스타머(Sir Keir Rodney Starmer) 노동당 당수, 에드워드 데이비(Rt. Hon Sir Edward Davey) 자유민주당 당수도 각각 접견했다.
스타머 당수와 22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노동당이 앞선 복지정책 기조와 다양한 복지정책 입안으로 많은 영국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스타머 당수는 최근 활발해지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뒤 "북한의 어제(21일) 정찰위성 발사를 포함한 대남 도발 행위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과 대응을 강력히 지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영국 내 한인 밀집 지역 킹스턴과 서비튼이 지역구인 데이비 당수를 21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데이비 당수가 2021년 이래 영국의회 내 '초당적 친한(親韓) 그룹' 의장으로 활동한 등 한영관계 발전에 각별히 노력해온 것에 감사를 표했다.
데이비 당수는 "한영 외교관계 수립 140주년인 올해 윤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해 '다우닝가 합의'라는 포괄적 합의 문서를 채택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오랜 시간 다져온 한영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