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균사체 활용 가죽 대체 소재 생산 특허등록
버섯으로 가죽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품질은 좋고 화학약품 등 처리를 하지 않아 친환경으로 생산할 수 있어 상품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민관 협업으로 버섯 가죽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품화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버섯의 뿌리 부분인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그물망처럼 치밀하게 얽혀 있어 산업용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앞서 농진청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스티로폼 대체 포장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농진청은 다른 버섯보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균일하게 자라는 영지버섯 균사체를 선발한 뒤, 농산부산물인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여기서 균사체가 자라도록 배양했다. 자란 균사체만을 수확해 습윤 처리 등 가공 공정을 거쳐 버섯 가죽 원단을 만들었다.
개발한 기술은 가죽의 완성도를 높여 상품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농가, 산업체와 민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진은 배양 기술을 이전해 간 농가를 대상으로 우수 균주 제조 기술을 지원하고, 농가는 버섯 대량 배양 시설을 활용해 버섯 가죽 원단을 대량으로 배양했다. 또 가공 전문 업체는 농가에서 배양한 원단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단에 무늬를 넣는 등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을 추가해 동물 가죽과 비슷한 질감을 내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같은 협업으로 만든 버섯 소재 가죽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내구성을 분석한 결과, 버섯 가죽 원단의 질긴 정도를 나타내는 인장절단하중, 인열하중이 의류용 가죽류(피혁류) 섬유제품 권장기준보다 약 1.7배, 약 3.5배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옷감이 마찰에 견디는 정도(내마모성)도 권장기준 2만 회보다 높은 3만 회를 기록했다.
또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동물 가죽은 동물성 단백질을 광물성 단백질로 변성하는 가공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화학약품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가공 공정이 습식으로 이뤄져 있어 물 사용량이 많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고형폐기물이 발생한다. 이와 달리 버섯 가죽은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고, 인체에 해로운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환경친화적이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의 특허등록을 마쳤고, 앞으로 가죽 전문 회사와의 세부적인 상품화 협의를 거쳐 손가방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버섯 가죽 상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갑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이번 연구는 민관이 협업해 상품화 가능성이 큰 버섯 가죽 제조 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가죽 소재 외에도 버섯 균사체가 포장 소재, 완충재, 건축자재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농가, 관련 업체와 힘을 모아 시장확산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