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일본 야마시나조류연구소와 공동 현장 조사
겨울철 불청객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는다. 양국을 오가는 야생 철새의 위치 정보를 함께 파악해 바이러스 확산을 미리 막는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국내 고병원성 AI 감시 강화를 위해 일본 야생조류 전문 연구기관인 야마시나조류연구소와 함께 27일부터 5일간 일본 미야기현 조류 월동지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AI는 주로 닭, 오리 등의 조류에 발병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인간에게 옮을 가능성은 작지만, 일단 옮으면 치사율이 30%~60%에 달한다. 구제역과 함께 가축전염병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닭고기와 오리고기, 달걀을 푹 익혀서 먹으면 안전하다.
일단 AI가 발견되면 인근 지역을 방역대로 지정해 해당 지역의 가금류와 알 등을 모조리 살처분 및 폐기해 버리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해당 농가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 철새에 대한 예찰과 방역을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가 AI 확산 차단의 관건이다.
이번 한일 공동 조사는 올해 6월 20일 일본 야마시나조류연구소에서 체결한 ‘AI 분야 질병예방 및 대응 협력에 관한 협약(MOU)'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
양국 연구기관은 오리류·기러기류 등 AI 감수성 야생조류를 포획 후 위치 추적기를 부착, 겨울철 우리나라와 일본 월동지를 이동하는 야생조류의 위치정보를 파악해 대응 및 예찰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철새 이동 경로를 공유하고 있어 양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없이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만 총 28건이 검출됐지만, 일본에서는 H5N1형 고병원성 AI가 19건이 검출됐다.
특히, 전일 일본 규슈 북서부 사가현 가시마시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AI 감염 사실이 확인돼 약 4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기로 했다. 올해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은 "고병원성 AI의 국내 유입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월동지에서 야생조류 위치정보 파악을 통한 감시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6월 야마시나조류연구소와 체결한 협약과 이에 기반한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국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유입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