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축전에도 감사 의사 표명
교역액 1ㆍ2위, 브라질ㆍ中과 단절 공약
실천 불가 현실적 판단 내린 듯
로이터통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부 장관과 면담한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형제 국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면서 “룰라 대통령을 밀레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무정부 자본주의자’로 부르는 밀레이 당선인은 선거 유세 활동 중에 좌파 성향인 룰라 대통령을 향해 ‘성난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 밀레이는 룰라의 적수이자 전임자였던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그를 취임식에 초대하기도 했다.
밀레이는 유세 기간 중 이뤄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나의 동맹국은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자유세계”라면서 브라질, 중국, 러시아 등과는 관계를 발전시킬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밀레이 정부의 룰라를 향한 이러한 유화 제스처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브라질 정부도 밀레이 측의 부드러워진 기조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비에이라 외교장관도 면담 직후 “매우 중요한 우리 관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초대에 대해 룰라 대통령에게 브리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몬디노 장관이 아르헨티나가 브라질과 고위급 대화를 계속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보낸 축전에도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밀레이 당선인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아르헨티나의 총 교역액 기준 1, 2위인 브라질과 중국과의 단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밀레이 당선인은 장기매매 허용, 의료·교육 민영화, 중앙은행 폐쇄, 중국·브라질 무역 중단 , 페소화 폐기와 달러 공식통화 채택 등 극단적인 공약을 내건 탓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기매매 허용·교육 민영화 등 일부 공약은 논란 끝에 철회했으나, 정부 부처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복지 혜택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공약은 고수하고 있다. 정치 특권층이 복지정책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현실을 끝내겠다면서 전기톱을 들고 유세장을 누비는 장면은 유명하다. 2020년 홍보영상에서는 해머를 들고 중앙은행 모형을 때려부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