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 총리 BIE 총회 불참 사실상 부산·리야드 2파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27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유리한 흐름이 있었지만, 최근 한국의 부산 홍보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표단 관계자 역시 “사우디가 1차 투표에서는 우리를 앞설 것으로 예상하지만, 2차 투표에서 95표 대 67표, 일부 기권표로 그들을 앞설 수 있다”고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자신했다.
르피가로는 “사우디는 ‘2030년까지 약 250억 달러(약 32조3000억 원)를 아프리카 54개국에 분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한국 역시 아프리카 현지 작전에 집중했고 ‘건설적인 장기적 파트너십’을 어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르피가로는 선거나 헌법이 없는 사우디는 사형 집행이 만연한 인권 상황과 탄소배출권 빈국이라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사우디보다 유치전에 늦게 뛰어들었다. 종교나 지역 등에 기반한 표가 사우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한국은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결선으로 진출, 결선에서 이기는 ‘역전’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BIE에서는 “이번 경쟁은 양상이 다르다. 전무후무하다”는 내부 반응이 나온다고 전해진다.
기호 1번인 부산은 ‘부산 이즈 넘버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정부는 최종 PT 연사에 대해 투표 직전까지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정부·재계 인사와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이 함께 출격해 부산의 엑스포 개최 당위성을 설득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최종 PT 연사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행 전문매체 이터보뉴스는 “유럽연합(EU) 지지에 의존하는 이탈리아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인다”며 “실질적인 경쟁은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의 2파전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탈리아는 2015년 밀라노 엑스포를 성황리에 개최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로마가 이번에도 유치에 성공한다면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부산은 유치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웃나라 일본의 지지까지 받아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빈 살만 왕세자가 엑스포 개최를 사우디 이미지 개선을 위한 개혁의 핵심으로 두고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는 빈 살만은 사우디의 보수적 이미지 탈피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 변화를 대외적으로 내보일 기회로 엑스포 개최를 꼽았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전에 78억 달러(약 10조17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사우디의 ‘오일 머니’ 마케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쟁 도시인 로베르토 괄티에리 로마 시장은 “돈이 모든 걸 결정한다면 세계적 행사가 모두 화석연료를 팔아 많은 이익을 내는 아주 작은 지역에서 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우디 비전 2030’에 냉소를 보냈다.
한편, 이번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관계자의 무기명 투표로 결정된다.
파리 BIE 총회에서는 3개국의 최종 PT 후 1차 투표가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나라가 나오면 개최지로 확정된다. 그러나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없으면 1차 투표 상위 2개 국가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최종 결과 발표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0시 이후 새벽 시간대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