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팬들의 항의가 담긴 근조 화환 50여 개가 프로야구 SSG 홈구장인 인천 문학경기장 일대에 설치됐다. 근조 화환에는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조의와 함께 ‘굴러들어 온 2년이 먹칠한 23년’ 등 팬들의 불만이 담긴 문구가 적히었다. 또 ‘책임자 전원 사퇴하라’, ‘김강민 영구결번, ’쓱런트‘(SSG 프런트) 영구제명’ 등 구단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15년 차 야구팬 30대 김모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구단의 어설픈 대응 탓에 팀 레전드를 떠나보내 많은 팬이 상실감에 빠져 있다”며 “구단 측에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일부러 SK 유니폼을 입고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구단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SG 팬들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근조 화환을 지키며 항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SSG는 2차 드래프트에서 보호선수 35명 명단을 유망주 위주로 구성했다. 한화는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SSG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김강민을 지명했다.
SSG 팬들은 “구단이 2차 드래프트 전 김강민을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제외하는 안이한 처사로 이적을 자처했다”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한화의 경우 드래프트 전 투수 정우람을 플레잉 코치로 선임하며 다른 구단의 지명을 막았다.
SSG는 “김강민과 은퇴경기, 은퇴 이후 코치와 관련해 대화를 이어가던 중이었다”며 “다른 팀에 지명될 줄 몰랐다.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SSG는 드래프트 대상자 공개 당시 김강민 관련 ‘은퇴 예정’이라는 특이 사항을 적지 않았다. SSG가 김강민과 은퇴 논의를 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SSG는 논란이 들끓자 김성용 전 단장을 보직 이동했다. SSG는 지난 25일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 센터장으로 보직 이동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김강민은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해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며 최근 한화 구단을 통해 현역 연장 계획을 밝혔다.